26일 서해상에서 불법조업 중국어선을 단속하던 해양경찰관이 중국 선원들의 저항으로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우리 해역을 침범한 중국어선을 단속하는 해경이 전투와 같은 위험을 무릅쓰는 사실은 언론을 통해 더러 알려졌다. 그러나 달아나는 어선을 뒤쫓아 뱃전을 부여잡은 경찰관을 삽으로 내리쳐 험한 밤 바다에 빠뜨려 숨지게 한 것은 충격적이다. 체포한 선원들을 엄벌하라는 여론이 들끓고, 포털 사이트에 반중 감정을 쏟아내는 댓글이 숱하게 오를 정도다.
중국 선원들의 행위는 더없이 흉포한 범죄다. 바다에 빠진 사람을 구조하지 않는 것만도 범죄가 된다. 하물며 주권국가에 대한 위해(危害) 행위인 불법어로를 단속하는 경찰관에게 다시 위해를 가한 것은 살인죄로 다스려 지나치지 않는다. 비단 중국 선원이 아니라도 말 그대로 일벌백계할 일이다.
그러나 지극히 위험한 검문검색 임무를 수행하는 경찰관의 안전을 충분히 돌보고 있는지 반성하는 것이 더욱 긴요하다. 서남해에 출몰하는 불법조업 중국어선을 단속하는 해경 검색 팀은 고속단정, 작은 고무보트로 어선을 뒤쫓아 높은 배 난간을 잡고 뛰어오른다. 여기에 중국 선원들은 쇠파이프 등 온갖 흉기로 격렬하게 맞서기 일쑤다. 그런데도 경찰관들은 헬멧 등 간단한 보호장구와 가스총 전기충격기 삼단봉 등으로만 무장한 채 난폭한 선원들을 제압해야 한다.
우리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하는 중국 어선들이 갈수록 흉포화하는 것은 붙잡히면 형사처벌과 함께 3,000~5,000만원의 석방 담보금을 내야 하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경이 불상사와 외교 마찰을 우려, 총기와 섬광탄 등을 쓰지 않는 것을 악용하는 탓도 있다. 이에 따라 라이프 재킷 기능 등을 지닌 최신 보호장구만이라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많은 실정이다.
열악한 장비와 무리한 작전으로 한 해 200~300척 씩이나 되는 불법조업 어선 단속에 매달릴 일이 아니다. 해경의 안전을 돌보는 것이 어장을 지키는 것보다 소중하다. 근본 대책을 세우기 바란다.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