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35ㆍ에티오피아)는 지난 8월 베이징올림픽 남자 마라톤에 출전하지 않았다. 베이징의 공기가 안 좋아 지병인 천식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게 불참 이유였다. 지난해 베를린마라톤에서 세계기록(2시간4분26초)을 세운 게브르셀라시에는 베이징올림픽에서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평가됐었다.
게브르셀라시에는 마라톤 대신 ‘주종목’인 남자 1만m에 출전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패였다. 게브르셀라시에는 케네니사 베켈레(에티오피아)에게 금메달을 내주고 6위로 밀렸다. 게브르셀라시에는 올림픽에서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어야 했다.
게브르셀라시에가 올림픽 충격을 딛고 마의 2시간4분대 벽을 깨트리며 1년 만에 세계기록을 갈아치웠다. 게브르셀라시에는 28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33회 베를린마라톤 남자부 풀코스(42.195㎞)에서 2시간3분59초로 우승, 지난해 이 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세계기록(2시간4분26초)을 1년 만에 27초 앞당기며 2시간3분대 시대를 활짝 열었다. 게브르셀라시에는 지난해 세계기록 작성 후 “2시간3분대도 가능할 것 같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었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과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1만m 2연패를 이룬 게브르셀라시에는 2004년 뒤늦게 마라톤에 입문했지만, 4년 만에 세계기록을 두 차례나 경신하는 ‘기적’을 이뤘다. 레이스 후 게브르셀라시에는 “날씨, 레이스 등 모든 게 완벽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게브르셀라시에의 말처럼 베를린마라톤은 ‘기록 제조기 코스’로 통한다. 올해까지 남자 4개, 여자 2개 등 총 6개의 세계기록이 베를린대회에서 나왔다. 게브르셀라시에의 세계기록도 모두 베를린대회에서 작성됐다.
한편 게브르셀라시에에 이어 2위는 제임스 크왐바이(2시간5분36초), 3위는 찰스 카마티(2시간7분48초ㆍ이상 케냐)가 차지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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