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로 극심한 달러가뭄에 빠진 금융권에 정부가 최소 100억달러를 긴급 투입키로 했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26일 "외화자금 시장의 경색을 타개하기 위해 외국환평형기금으로 달러 유동성을 적극 공급하기로 했다"며 "다음달 초까지 최소한 100억 달러를 외환 스와프시장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5면
최 국장은 "한국은행도 스와프시장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고 100억 달러 정도면 시장에 충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며 "그래도 시장 안정이 안 된다면 더 공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만수 재정부 장관도 이날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정부는 외화자금 시장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선제적 노력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외평기금에서 이처럼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1967년 기금 조성 이후 40년 만에 처음. 그만큼 달러 자금난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최 국장은 "금융기관들도 외환위기 이후 처음 겪을 정도로 자금상황이 심각하다고 한다"며 "은행들이 외화자산 운용을 보수적으로 하다 보니 기업들도 외화조달이 쉽지 않아졌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달러 유동성을 공급하고 미국의 7,000억달러 구제금융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달러 자금난에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외평기금을 풀면 당장은 외환보유액 감소로 나타날 수밖에 없어 우려도 제기된다. 외평기금은 현재 550억달러로 지난해말 673억달러보다 120억달러 가량 줄어든 상황. 최 국장은 "스와프 거래는 보유 달러를 매각하거나 써버리는 게 아니라 일정 기간 뒤 되돌려 받는 것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외환보유액에 영향이 없다"며 "550억달러 중 100억달러를 1~2달 빌려준다고 해서, 정부의 외환운용 여력이 제한된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정부의 100억달러 유동성 공급 발표에도 불구하고 5거래일 연속 상승, 전날보다 2.3원 올라 4년1개월 만에 최고치인 1,160.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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