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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위기서 떠오르는 J.P. 모건 CEO 다이먼/ '은행 포식자' 새 금융황제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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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위기서 떠오르는 J.P. 모건 CEO 다이먼/ '은행 포식자' 새 금융황제 등극

입력
2008.09.29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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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먼은 아침밥으로 은행을 먹는다.”(뉴욕데일리뉴스)

25일 워싱턴뮤츄얼(와무ㆍWaMu)를 인수, 미국내의 1, 2위를 다투는 상업은행(CB)으로 탈바꿈한 J.P.모건 체이스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ㆍ52)은 요즘 월가의 ‘은행 포식자(Bank Eater)’로 통한다. 그의 빛나는 경영 능력 덕분에 최근 월가에는 모건 계열사가 부실 금융기관을 인수, 재건한다는 의미의 ‘모건화(Morganization)’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을 정도다. 지금 월가는 지금 새로운 금융황제의 탄생을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다이먼을 1907년 금융위기 당시 ‘월가의 구원투수’로 불렸던 J.P. 모건의 창립자 존 피어몬트 모건의 화신이라고 불렀다. 로이터는 “모건의 목적이 금융 안정화였던 데 반해 다이먼의 목적은 주주들의 이익”인 점이 다르다고 했지만, 그가 피어몬트에 필적하는 금융황제로 등극한 것은 사실이라고 적었다.

파이낸셜타임스가 27일 “은행 업계에서 상승과 하락을 거듭하는 롤러코스터를 탄 끝에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했다”고 평했듯 다이먼의 인생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그리스 이민자 가정 출신인 그는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졸업 후 훗날 씨티그룹 회장을 지낸 샌포드 웨일과 인연을 맺는다.

두 사람은 커머셜크레디트코프라는 작은 금융사에서 시작해 프리메리카, 살로몬스미스바니, 보험사 트레블러스 등을 잇따라 인수했고, 98년 씨티코프와 합병하며 세계 최대 금융회사인 씨티그룹을 탄생시켰다.

42세에 살로몬스미스바니의 CEO를 맡는 등 ‘월가의 황태자’로 불리며 승승 장구하던 그는 1998년 웨일로부터 버림을 받았다. 웨일의 자녀를 승진시키는 문제를 두고 반대 의견을 내 미운털이 박혔다는 후문이다.

2000년 부실로 휘청대던 뱅크원의 CEO로 자리를 옮긴 그는 경영을 정상화한 후 2004년 J.P.모건과의 M&A를 성사시킨다. 그는 통합은행의 CEO를 맡으면서 월가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웨일은 그의 경영 기법의 스승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다이먼은 도ㆍ소매 은행 기능을 갖춘 백화점식 금융기관을 지향하고, 발 빠른 팽창정책을 숭상한다”고 말했다. 와무 인수에서 보듯 먹잇감을 향해 무섭게 달려들지만 잇단 팽창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탄탄한 이유는 재무 안전성을 중시하는 그의 경영방식 때문이다. 와무 인수 당시에도 “견고한 대차대조표가 우리를 보호한다”고 말했다.

와무 인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J.P. 모건이 와무의 부실자산 대출 310억 달러를 떠안은 데 대해, 주택시장이 정상화하지 않을 경우 큰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는 소리다. J.P. 모건은 와무의 손실을 보충하기 위해 신주발행을 통해 100억 달러를 조달하기로 했다.

월가가 무조건 그를 높이 사는 것만은 아니다. 그의 모건스탠리의 한 간부는 27일 뉴욕데일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이의 고통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며 “그의 먹잇감이 된 베어스턴스나 와무의 주주들은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다”고 밝혔다.

최지향 기자 j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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