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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이창호·최철한 응씨배 결승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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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이창호·최철한 응씨배 결승 진출

입력
2008.09.29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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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상금 40만 달러가 걸린 지상 최대의 바둑 승부는 결국 '돌부처' 이창호와 '독사' 최철한의 맞대결로 좁혀졌다.

지난 23일과 25일 태국 방콕 수코타이호텔에서 벌어진 제6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준결승전 3번기 1, 2국에서 이창호와 최철한이 각각 이세돌과 중국의 류싱을 2대0로 스트레이트로 누르고 나란히 결승에 진출했다.

이로써 한국은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일명 '바둑 올림픽' 응씨배서 이번 대회까지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을 확정 지었다. 조훈현 서봉수 유창혁 이창호가 제1회부터 4회까지 '대를 이어가며' 우승한 데 이어 제5회는 중국의 창하오가 최철한을 꺾고 우승했다.

◇ 돌부처, 건재를 과시했다. (이창호-이세돌)

전세계 바둑팬들의 이목이 집중됐던 '세기의 대결'은 이창호의 완승으로 끝났다. 준결승전 두 판 모두 이창호의 명국이었다. 특히 제2국은 초반에 착실히 실리를 챙긴 후 특유의 두터움으로 일관하면서 상대에게 전혀 역전의 기회를 허용하지 않아 마치 전성기 때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

이세돌이 끈질기게 패로 버티면서 추격에 나서 마침내 한 점(반집) 차이까지 쫓아갔지만 안타깝게도 딱 거기까지였다. 아무래도 그 이상은 도저히 차이를 좁힐 수 없다고 판단한 이세돌이 싹싹하게 돌을 거뒀다.

이창호는 이번 승리로 이세돌과의 상대 전적을 26승19패로 벌렸으며 특히 타이틀전 4승1패를 포함, 번기 승부에서 6승1패의 절대 우세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대국 중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오르는 증세로 큰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번 준결승전에서는 오랜 대국 시간에도 전혀 피로한 모습을 보이지 않아 건강이 많이 회복된 듯 했다.

이창호와 이세돌은 대국이 끝난 후 무려 두 시간 가량이나 복기를 했다.

◇독사, 긴 잠에서 깼다. (최철한-류싱)

독사 최철한이 긴 잠에서 깨어났다. 한때 세계 대회 상위권을 넘나들던 최철한은 지난 2005년 3월 제5회 응씨배 결승에서 창하오에게 1대3으로 분패한 후 급속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급기야 국내 랭킹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올들어 서서히 컨디션을 회복, 승률 70%를 넘기면서 다승 순위 5위를 달리는 등 호조를 보이더니 드디어 응씨배서 다시 살아났다.

이번 응씨배서 보여준 최철한의 완력은 정말 대단했다. 마치 4년전 패배의아픔을 한 방에 풀어버리려는 듯 준결승전 제1국과 2국에서 모두 류싱의 대마를 거침없이 때려잡았다. (8강전에서도 중국의 1인자 구리의 대마를 잡고 이겼다).

최철한의 공격은 묵직했고 수읽기는 치밀했다. 상대의 숨통을 빈틈없이 조여갔다. 류싱은 계속 시간을 ??아부으며 대마의 살 길을 찾았지만 끝내 최철한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 응씨배를 지켜본 바둑계 관계자들은 모두들 최철한이 전성기 때의 잔뜩 독이 오른 '독사'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왔다고 입을 모았다.

최철한과 류싱의 복기 모습. 두 선수 모두 제한시간을 초과, 벌점 2점씩 받았다.

◇ 진정한 '바둑 황제'를 가린다. (결승전 전망)

올 들어 한국 기사끼리 세계 대회 결승전에서 맞붙는 게 삼성화재배(이세돌 - 박영훈)와 LG배(이세돌 - 한상훈), TV바둑아시아선수권(이세돌 - 조한승)에 이어 벌써 네 번째다. 이로써 최근 벌어진 춘란배, 후지쯔배, 도요타덴소배 등에서 잇달아 중국에 참패해 한동안 가라앉았던 국내 바둑계 분위기가 한결 밝아졌다.

이창호와 최철한은 2002년 첫 대국을 가진 이래 지금까지 공식 대국에서 40번을 겨뤄 이창호가 21승19패로 약간 앞섰다. 그러나 타이틀전 성적은 반대다. 그동안 6번 국내 타이틀매치를 벌였는데 최철한이 네 번, 이창호가 두 번 이겼다.

최철한이 2004년 제47기 국수전(3-2)과 제15기 기성전(3-1), 2005년 제48기 국수전(3-0)과 제10기 GS칼텍스배(3-2)서 승리했고 이창호는 2005년 제2기 전자랜드배 왕중왕전(2-0)과 2006년 제49기 국수전(3-2)에서 이겼다. 그래서 한때 최철한이 이창호의 천적이라 불리기도 했다. 세계 타이틀 매치는 이번이 처음이다.

과연 제4회 대회 우승자인 이창호가 다시 응씨배를 품에 안을지, 아니면 제5회 준우승자 최철한이 4년전의 한을 풀 수 있을지. 새로운 '바둑 황제'를 가리는 결승 5번기는 12월에 1, 2국을 두고 내년 1월에 나머지 3국을 치를 예정인데 정확한 날짜와 장소는 아직 미정이다.

박영철 객원 기자 indra036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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