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가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대폭 완화해주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그동안 시장 침체를 주도했던 서울ㆍ수도권 중대형 아파트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 수도권 중대형 아파트는 2000년대 초반 부동산 상승을 주도하다 2006년에 종부세가 9억원에서 6억원 초과로 확대 시행된 이후부터 상승폭이 중소형에 비해 작거나 하락하는 역전현상을 보였다.
현재 6억원 초과 주택에 적용되고 있는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담보대출인정비율(LTV) 등의 대출 규제가 9억원 초과로 상향 조정하려는 정부 움직임이 현실화할 경우 중ㆍ장기적으로 중대형의 인기가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가 9ㆍ19대책을 통해 도심 등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중소형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로 한 것도 상대적으로 중대형의 희소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정치권 내부에서도 종부세 완화 방침에 대해 입장차가 엇갈리는 데다 DTI 적용 기준이 현행 '6억원 이상'으로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중대형 신규 분양에 청약하려는 사람들은 무턱대고 청약하기 보다는 자신의 자금 조달 능력 등을 먼저 충분히 고려해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K공인 관계자는 "종부세와 대출 규제는 중대형 인기를 급감시킨 가장 큰 요인 가운데 하나였다"면서 "종부세가 완화된다면 고가 주택 보유 의지가 높아지게 되는 만큼 수요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도 가능하지만 아직 DTI 상향 조정에 대한 부분이 확정되지 않아 섣불리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때맞춰 입지여건이 좋은 곳에서 공급되는 신규 물량들도 있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우건설과 서해종합건설은 다음달중 판교신도시에서 125~201㎡(37~60평)형 948가구를 분양한다. 2008년 판교에서 분양하는 곳 중 가장 입지가 좋은 곳으로 평가 받는 곳이다. 신분당선 판교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으며 경부고속도로와 외곽순환도로, 분당-수서간 고속화도로, 분당내곡간 고속화도로 등의 도로망도 넉넉한 편이다.
고려개발은 하반기쯤 경기 용인시 성복동에서 838가구를 선보일 계획이다. 131~320㎡(39~96평)형까지 중대형으로만 구성된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중대형 수요가 여전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출규제가 풀리지 않는 한 중대형을 사기 어려운 데다, 국내외 경제가 언제 회복될 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와이플래닝 황용천 사장은 "경기 위축때는 주택도 과소비보다는 실속소비로 돌아서는 경향이 있다"며 "중대형 선호현상은 경기가 정상화될 경우 중ㆍ장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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