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멜라민 분유' 파문이 우려했던 대로 우리에게 번졌다. 국내 대표적 제과업체의 과자류에 멜라민 성분이 함유돼 있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밝혔다. 중국 현지에서 완제품으로 제조돼 우리 상표로 수입된(OEM) 과자다. 당국은 해당 과자 전량을 압류하고 분유 등 유제품이 함유된 중국산 식품의 수입을 금지키로 했다. 제과류 업계 전체가 심한 타격을 받게 된 것은 물론, 국민들의 심리적 충격이 크다.
중국에서 싼루(三鹿)회사의 분유가 국가적 중대사로 번져나간 것이 벌써 한 달 가까이 됐다. 중국산 유제품과 직ㆍ간접적 연관이 있는 일본과 아시아 주변 국가들은 이미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 우리는 문제의 분유가 직접 수입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다가, 19일 중국산 원료가 함유된 사료를 먹은 양식 메기에서 멜라민이 함유된 사실을 확인했다. 그것도 양식업자의 신고를 받고 조사에 착수한 결과였다. '멜라민 과자'에 대한 검사를 시작한 때가 17일이라니 '멜라민 메기'에 놀라 뒷북을 치는 과정에서 밝혀진 것임을 알 수 있다.
중국산 유가공 식품에 대한 검사를 시작한 지 불과 닷새 만에 이런 사실을 발표했으니, 그 동안 당국이 얼마나 안일했는지 알겠다. 놀란 마음에서 허겁지겁 발표하다 보니 과잉 대응을 한다는 지적까지 자초하고 있다. 문제의 과자류를 압류하고 이미 유통된 부분을 환수키로 한 것은 마땅히 취할 조치이지만, 유제품이 함유된 중국산 제품 모두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발표한 것은 국민의 공포심을 필요 이상으로 자극하는 일이다.
이런 식의 대응이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지는 '생쥐머리 새우깡' 파동과 미국산 수입 쇠고기 사태에서 충분히 경험했다. 멜라민 성분이라는 것이 우리 생활 주변에 어떤 형태로 다가와 있으며, 위험성은 어느 정도이고, 문제가 된 '멜라민 과자'는 얼마나 해로운 것인지 등도 당연히 함께 알렸어야 했다. OEM방식의 수입품에 대한 감시ㆍ감독에 소홀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과잉 대응하는 식으로는 정부 신뢰만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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