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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소 체제 출범/ 극우 정치·실용 경제·대중 성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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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소 체제 출범/ 극우 정치·실용 경제·대중 성향

입력
2008.09.25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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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에 미움 받고 실언벽(失言癖) 있다는 소리 듣는 아소 다로(麻生太郞)입니다."(자민당 총재 후보 토론회)

아소 다로 자민당 총재가 24일 소집된 임시국회에서 제92대 일본 총리에 선출됐다. 아시아 선린 외교를 표방하며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기대를 모았던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정권은 이날 새 총리 선출로 출범 1년 만에 막을 내렸다. 아소 정권은 사실상 조기 총선 관리 내각이 될 터이지만 총리의 성향 등에서 전임 후쿠다 정권과 달라 향후 한일관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자국우월주의 넘치는 보수 우익

보수 성향이 강한 남부 규슈(九州) 후쿠오카(福岡) 출신인 아소 총리는 1979년 중의원 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대외적으로 표방하는 정책은 '아시아 중시' '공동 번영과 자유' 등 미사여구이지만 이제까지 그가 해온 발언 등을 종합해 보면 전형적인 일본 우월주의 사상에 젖어 있는 우파 정치인이다.

한일관계에 민감하게 영향을 미치는 독도, 과거사,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문제 등에서 아소 총리는 한결같이 극우파였다. 총무성 장관 시절 한국의 독도 우표 발행에 맞서 "다케시마 우표 발행을 검토"하겠다며 적극 대응을 망설이지 않았다.

제국주의 일본의 창씨개명이 한국인이 원해서 한 것이라거나 일본 정부의 조직적인 군위안부 동원이 사실과 다르다는 발언은 주변국은 물론 미국 유럽 등 세계 언론의 지탄을 받았다. 야스쿠니 참배는 국민의 도리라는 생각을 갖고 있으며 A급 전범 합사 때문에 참배하지 않는 천황도 참배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그 역시 가톨릭 신자이면서도 매년 참배를 빠뜨리지 않고 있다.

일본인의 손으로 헌법을 다시 만들자는 극우보수단체 '일본회의' 산하 '일본회의 국회의원 간담회' 회장을 맡는 등 극우파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 사실상 같은 계보라 할 수 있다. "인도양에서 미국 함대가 테러를 당해도 자위대 함대가 반격할 수 없다는 것은 이상하다"며 자위대가 이른바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기회 있을 때마다 하고 있다.

실용주의 중시 기업가형 정치인

경제분야에서 아소 총리는 실용과 개발을 중시하는 스타일이다. 일제강점기 조선인 징용자를 노역시킨 아소탄광 집안 출신으로, 정치인이 되기 전에는 기업인이었다는 사실과 무관치 않다.

일본의 에너지정책 전환기이던 60년대 중반 아소산업에 입사해 아소 그룹의 중심 사업을 탄광에서 시멘트로 전환하고 병원, 유통업 등 사업 다각화를 꾀해 성공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미국과 영국 유학 경험에다 30대 초반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을 위해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2년 동안 근무하는 등 정치 입문 전의 해외 활동으로 국제적인 감각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실용주의가 경제정책 등에서는 규제 개혁 등 기업 위주의 정책, 정액 감세 등 전형적인 선심 정책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른 후보들이 재정 건전화와 구조개혁 등을 앞세운 데 비해 그는 재정을 동원한 경기 대책 등을 적극 주장했다.

만화광에 사격 프로… 대중 정치인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소 총리는 일본에서 대중적인 인기가 높은 정치인에 속한다. 지역 재벌에 정치 명문가라는 후광에다 소탈한 성격, 만화광에다 일본 대표 사격 선수를 지낸 이색적인 경력이 인기의 배경이다.

외조부가 종전 직후 두 차례 총리를 지낸 요시다 시게루(吉田茂)이며 장인은 스즈키 젠코(鈴木善幸) 전 총리다. 여동생 노부코(信子)는 아키히토(明仁) 천황의 조카와 결혼해 집안이 일본 황실과도 이어져 있다.

유명한 첩보만화 <고르고13> 을 좋아하며 매주 10여 종의 만화를 읽는 만화광인데다 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는 클레이사격 대표로 출전한 경력도 갖고 있다. 출신과 걸맞지 않게 서민적인 말투와 유머 있는 독설도 가두연설에서는 인기가 좋다. 하지만 말실수가 잦아 일본 정계에서는 리더로 적임이 아니라는 평가도 만만치 않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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