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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커버링 종목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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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커버링 종목 주목하라

입력
2008.09.25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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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공(空)매도에 칼을 들이댔다.

금융위는 24일 최근 20거래일 동안 공매도 금액이 총 거래액 대비 5%(코스닥은 3%)를 넘는 종목에 대해선 10거래일 동안 공매도를 금지키로 하는 내용의 공매도 규제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또 10거래일 후에도 한도를 초과한 종목은 공매도액 비율이 한도 이하로 내려갈 때까지 효력을 연장키로 했다.

금융위는 또 증권예탁결제원 등과 협의해 투자가가 주식을 일정 기간 빌리는 대차거래의 담보비율도 현 90~110%에서 140% 수준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금융위는 증권사들이 앞으로 적격기관 투자가를 포함한 모든 투자자들의 공매도 주문을 처리하면서 사후에 결제가 가능한 지를 확인하도록 의무화하기로 했다.

앞서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 8개 국은 일부 혹은 전체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했다. 이번 조치는 세계적인 공매도 제한 추세에 동참한 것이다.

공매도가 주가하락의 주범?

공매도에 메스가 가해진 것은 헤지펀드 등 투기 세력이 닥치는 대로 주식을 공매도한 탓에 변동성을 키웠고, 결국 증시불안을 부추기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빌린 주식을 비싸게 팔고 싼 값에 다시 사들여 갚아야 이익이 늘어나는 구조라 주가를 더 떨어뜨리기 위해 마구잡이로 팔아 치운다는 것. 일각에서는 외국인들이 공매도 만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여 가뜩이나 달러가 부족한 상황에서 원화 약세(환율상승)까지 부추겼다는 지적도 한다.

하지만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그렇다고 공매도를 주가 하락의 주범으로 낙인 찍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혼란을 부추긴 죄가 있는 '공범'정도는 몰라도 전적으로 탓을 돌기는 것은 지나 치다는 것이다.

공매도 제한 효과는

공매도 규제로 과연 효과가 있을 지는 전문가들도 갑론을박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 시장이 혼돈에 빠져있는데 공매도 제한이 이를 어느 정도 진정 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는 모두 동의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숏커버링(Short Covering)'종목을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숏커버링은 공매도 한 주식을 다시 사서 되갚는 과정으로, 보통 공매도 후 주가가 충분히 떨어지고 반등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차익 실현이나 손절매를 위해 이뤄진다. 이미 지난 3개월 동안 코스피지수가 고점 대비 최대 21% 떨어졌기 때문에 국내 증시에서도 공매도의 숏커버링이 나타날 개연성이 높고 따라서 관련 종목 역시 주가 상승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국내 증시가 소폭이나마 반등세를 보이는 것도 외국인들의 숏 커버링을 재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공매도에 따른 수익률이 떨어지고 손해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 역시 숏커버링이 진행 중이라는 증거로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미국 증시가 떨어지면 외국인은 보통 '팔자'로 가기 마련인데 전날 뉴욕 증시의 하락에도 외국인은 이날 448억원 어치 순매수 했다.

외국인에게 가장 많은 주식을 빌려주고 있는 국민연금이 당분간 대여서비스를 않고 이미 빌려 준 주식도 기한이 되면 빨리 갚도록 압박하겠다고 나선 것도 외국인을 숏커버링에 나서게 하는 요인이다.

숏커버링 가능성 높은 종목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총 대비 대차 비중이 높은 한진해운 기아차 GS건설 현대산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제철 포스코 등을 중심으로 대차 잔고가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은 최근 일주일 사이 대차잔고가 5% 안팎으로 줄었는데 결국 숏커버링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일부에서는 숏커버링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사자'로 돌아서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섣불리 김칫국을 마셔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그 동안 외국인 전체 거래에서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외국인 매매의 큰 흐름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개월 동안 공매도가 거래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1%, 특히 외국인 전체 거래에서 14.58%였다.

서준혁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을 중심으로 숏커버링이 나타나도 외국인 매매 동향이 지속적으로 매수 우위를 보일 것이라 기대하기는 것은 곤란하다"며 "공매도보다는 한국 증시를 바라보는 외국인의 시각이 바뀌어야 질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공매도/ 주식을 빌려서 파는 것… 헤지펀드 하락장 투자기법

원래 자신이 갖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파는 것을 뜻한다. 주가가 떨沮?것으로 예상될 때 일단 팔고 나중에 가격이 더 떨어지면 팔았던 주식을 다시 사서 갚는 방식으로 이익을 얻는다. 따라서 주가가 떨어질수록 유리하기 마련이다. 단타매매 전략을 쓰는 외국 헤지펀드 등이 하락장에서 주로 쓰는 기법이다.

흔히 대차거래와 공매도가 관련이 깊은데 대차거래는 주식을 빌리고 꿔주는 것 자체를 말하고 그렇게 빌려 온 주식을 어느 시점에 팔려고 내놓는 것을 공매도라고 한다. 주식 1,000주를 빌려 300주를 되팔려고 내놓았다면 대차거래는 1,000주, 공매도는 300주 인 셈이다.

주목할 점은 한국의 공매도 규정은 미국과 다르다. 미국은 주식을 빌리지 않고도 공매도를 할 수 있다. 이를 '네이키드(naked) 숏 셀링'이라 한다. 매도 호가, 참여 주체도 제한이 없다. 주식 가격 제한 폭도 없다.

반면 국내 증시에서는 반드시 주식을 빌려서 공매도를 해야 한다. 이를 '커버드(covered) 숏 셀링'이라고 한다. 공매도 때 신고도 해야 한다. 주문 역시 반드시 현재가보다 비싼 가격에 내야 한다(업틱 룰). 한국이 미국에 비해 훨씬 더 까다롭게 보수적인 방식을 쓰고 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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