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세계적 경기 침체에 대항할 만한 뾰족한 단기 해결책은 없습니다. 지금은 중장기 문제에 집중할 시기이고, 그 핵심은 우수한 교육을 통해 창의적 인재를 길러내는 것입니다.”
정운찬(60) 전 서울대 총장이 22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불확실성과 한국의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이란 주제의 특강을 통해 한국 경제ㆍ정치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내놓았다. 정 전 총장은 지난달 이 대학 국제지역학연구원의 객원 교수(visiting fellow)로 초빙돼 12월까지 체류할 예정이다.
정 전 총장은 먼저 한국 경제가 직면한 위기 상황을 정치와 경제로 나눠 살폈다. 정치적으론 중국ㆍ일본ㆍ러시아의 민족주의가 강해지면서 미국까지 포함한 4강의 세력 균형이 불안정해질 조짐이 있고, 북한 체제 역시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과 핵 문제로 인해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정 전 총장은 지적했다. 이어 경제적 측면에선 숙련 노동자 부족, 금융시장의 비효율, 정부 정책의 비일관성으로 인해 투자가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정 전 총장은 문제 해결의 핵심으로 ‘교육을 통한 차세대 창의적 리더 양성’을 들었다. 그는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지난 40년 동안 문맹이 타파되고 대학 진학률이 80%를 훌쩍 넘는 등 인재의 규모를 확대하는 성과를 거뒀다”면서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인재 양성에 있어 리더십, 창의력 등 질적인 측면을 도외시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총장은 “자신감과 융통성으로 위기와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미래의 지도자를 양산하는 일에 대학이 힘써야 한다”면서 명료한 사고의 바탕이 되는 언어 숙련 교육을 우선적으로 주문했다. 아울러 “한국 민주주의는 다양한 세력의 견해차를 해소할 만큼 성숙한 단계에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면서 대학 등 교육기관이 정치적 성숙을 이끌 지도자를 기르는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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