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회에 이어 바람직한 영문법 학습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지난 칼럼에서는 1. 중급 수준이 될 때까지는 영문법을 공부하지 말라, 2. 규칙암기 중심에서 '노출 먼저, 그다음 규칙 이해' 방식으로 바꿔라. 이상 두 가지 시사점에 대해 설명했다.
3. 늦게 터득되는 까다로운 영문법 요소 학습은 뒤로 미뤄라
관사나 시제 일치 같은 문법 사항은 영어를 잘하는 사람도 자주 틀리는 부분이다. 심지어 미국의 부시 대통령조차도 'Is our children learning?'처럼 문법적으로 틀린 문장을 사용해서 종종 구설에 오르곤 했다.
영문법의 수많은 요소는 대략 습득되는 순서가 있다. 관사의 정확한 사용, 가정법의 정확한 사용 등은 고급수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터득될 수 있으므로 기다림이 필요하다.
4. 잘 쓰이는 실용적인 문법부터 익혀라
대부분의 우리나라 영문법 교재는 자주 쓰이지 않는 필요 없는 영문법까지 총망라하고 있다. 평생 한두 번 쓸까 말까 하는 문법 사항까지 일일이 수록한 교재가 허다하다. 참으로 비효율적인 일이다. 대표적인 예가 화법이다.
실제로 사람들이 타인의 말을 전할 때는 그대로 전하든가(=직접화법), 말의 요지를 전달자 자신의 언어로 바꾸어 전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영문법 교재에서 다루는 복잡한 간접화법 규칙은 사실상 별로 배울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5. 자신의 수준에 맞는 영문법부터 배워라
여기서 말하는 '자신의 수준'이란 어떤 문법 예문을 봤을 때 그 의미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거나 문법 설명을 읽고 이해 가능한 수준을 말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문법을 명시적으로 지도할 때 아직 학습자가 언어심리학적으로 특정 문법 요소를 배울 수준이 되기 전이라면 가르치더라도 그 효과는 일시적일 뿐이며 곧 사라진다.'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초급 수준 학습자에게 5문형, 2문형은 3, 4문형에 비해 어렵다. It...that 강조 용법, 가정법, 분사 구문 등도 다른 내용에 비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처음에는 형태와 의미를 살짝 이해하는 수준으로 넘어가더라도, 차츰 영어공부량이 늘어나면 과거에 이해하지 못했던 문법 사항까지 하나둘씩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학생들이 영작한 내용의 문법적 오류를 아무리 잘 수정해 주어도 계속해서 같은 오류를 범하는 이유는 학생들 스스로 아직 그 문법을 바르게 적용할 단계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문법 실력은 영어를 많이 접하면 접할수록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향상된다. 이것이 영문법이 터득되는 원리다.
6. 영문법은 반드시 상황 속에서 익혀라
영문법을 상황 속에서 익힌다는 것은 영문법을 독해나 듣기 자료 속에서 접하고 익히는 것을 말한다. 낱개 문장으로만 구성된 영문법 책으로 공부하면 나중에 대화나 글 속에 그 문법 사항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 수 없다.
상황 속에서 영문법을 익히면 그 영문법을 언제 어떤 상황에서 사용하는지 알 수 있고, 불필요한 우리말 설명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현재완료'와 '현재완료 진행형'에 대한 다음 예를 보자.
a. They've been painting the kitchen.
b. They've painted the kitchen.
예문을 위와 같이 단문으로 주면 두 문법 요소의 차이를 밝혀주는 자세한 우리말 설명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A: What a mess!
B: Yes, they've been painting the kitchen.
A: The flat is looking nice.
B: Yes, they've painted the kitchen.
그러나 위와 같이 전형적인 상황을 통해서 예문을 보여주면 학습자 스스로 두 시제가 어떻게 다르게 사용되는지에 대한 감을 잡게 된다. 이를 통해 나중에는 상황에 맞게 쓸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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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률교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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