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예능PD들의 금품수수 의혹을 수사해 온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문무일)는 22일 방송사 PD 7명을 기소하면서 수사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연예인 출연을 대가로 예능PD와 연예기획사 간에 금품과 향응이 오가는 방송가의 고질적 유착관계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 하지만 연예기획사와 방송PD 사이의 부패 고리를 근절하기에는 미진한 수사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 수사로 정식 기소된 PD는 이용우 전 KBS 책임프로듀서(CP)와 고재형 MBC CP(이상 구속), 경명철 전 KBS 제작본부장, 김시규 KBS CP, 김충 KBS CP, 배철호 SBS 예능국 제작위원 등 모두 6명.
이들은 방송3사의 간판급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연예기획사로부터 소속 연예인을 출연시켜주는 대가로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억대의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다.
같은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랐으나 도주한 박해선 전 KBS예능1팀장은 지명 수배됐고 팬텀엔터테인먼트 주식 2만주를 시세보다 싸게 매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한경진 SBS PD는 벌금 1,000만원에 약식 기소됐다.
검찰은 방송사 PD들에게 뒷돈을 건넨 연예기획사 12명을 벌금 500만~1,000만원에 약식 기소하고 달아난 6명도 지명수배했다. 이밖에 PD들에게 차명계좌를 개설해 준 방송작가와 연예기획사의 주가전망을 유리하게 작성해 준 애널리스트까지 사법처리하는 등 사실상 방송가 비리 전반에 칼을 들이댔다고 할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방송가를 돌아다니며 특정 연예인을 키워달라며 청탁을 하는 브로커가 연예 비리의 핵심이라는 점을 밝힌 게 수사의 성과"라고 말했다.
하지만 처벌 수위 등을 감안할 때 만연한 방송가 비리를 구조적으로 파헤치는 데는 다소 미흡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정권과 방송이 심각한 갈등을 겪던 6월께 수사에 착수한 점이나 전통적으로 강력부(현 마약조직범죄 수사부)가 맡던 연예PD수사를 특수부가 담당했다는 사실 등을 들어 애당초 이번 수사가 정치적 의도에서 출발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수사 관계자는 "연예기획사 비리를 추적하다 확대된 수사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며 "연예기획사 대표들이 무더기로 연락을 끊고 잠적하는 바람에 수사가 큰 애로를 겪었다"고 말했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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