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노무현 전 대통령이 '훈수 정치'하느라 무척 바쁘다. 18일 토론 사이트인 민주주의2.0을 개설한 이후 총 13건의 글을 올렸다. 발언의 수준이 높아 정가에서는 전직 대통령으로서 올바른 처신인지에 대한 논란이 많다.
노 전 대통령은 22일 올린 글에서 민주당 지지율 정체 이유에 대해 "안방정치, 땅 집고 헤엄치기를 바라는 호남의 선량들이 민주당을 망치고 있다"고 답했다.
노 전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에 대한 저격수로 활동한 유종필 전 민주당 대변인과의 화해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화해를 하고 안 하고는 감정상의 문제는 아니다"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면 그렇게 해야겠다. 그런데 과연 좋은 결과가 있을까"라며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이어 "호남의 단결로는 집권당이나 다수당이 될 수 없다.
호남이 단결하면 영남의 단결을 해체할 수 없다"며 "종필씨와 화해를 못하는 게 아니며 지역주의로 국회의원을 쉽게 되려고 하는 사람들이 달라지기 바란다"고 끝을 맺었다.
민주당에는 선거구제 개혁을 해야 한다는 훈수도 뒀다. 노 전 대통령은 "선거구 개혁은 김대중 전 대통령도 하고자 했던 것"이라며 "당시 박상천 원내총무와 일부 호남 정치인들은 하는 척 하다가 말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19일에도 노 전 대통령은 현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비판하며 "조만간 지역주의에 대해 논의를 붙이고 싶다"고 예고한 적이 있다. 노 전 대통령은 금융위기, 신자유주의, 국민연금 등 사회ㆍ경제적 현안 등에 대한 활발한 토론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에 대한 미묘한 시각차가 존재한다. 친노 진영을 포함한 일부 의원들은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는다면 노 전 대통령의 언급은 민주당에 필요한 지적이다"고 말했다.
친노 진영의 백원우 의원은 "인터넷을 통한 원론적 차원의 온당한 지적일 뿐 소위 여의도식의 정치를 재개하겠다는 뜻은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호남을 기반으로 둔 구 민주계 의원들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여권도 노 전 대통령의 행보가 민감하기는 마찬가지다.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18일 논평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이 인터넷 토론사이트를 열어 사실상 인터넷 정치를 시작했다"며 "현직에서 물러난 자연인의 활동을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지만 전직 대통령 신분이란 점에서 우려와 지적도 일고 있다"고 말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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