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3일 주택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을 현행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종부세 개편안을 발표한 데 대해 야당이 강력 반발하고 한나라당 내에서도 비판론이 적잖이 제기돼 추가적인 당정협의와 국회 처리과정에서 정부안이 수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나라당은 당내에서 "부자들만을 위한 감세 정책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대두됨에 따라 내달 2일 국무회의 의결 전까지 당정협의를 다시 갖고 수정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민주당 등 야권은 "이명박 정부가 '강부자 정부'임을 다시 확인해준 것"이라며 강력 저지방침을 밝혔으며 시민ㆍ사회단체들도 일제히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처럼 종부세 완화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과세기준의 9억원 상향을 놓고 정부와 여당이 "우리가 제시한 안이 아니다"며 서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마저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종부세 개편안을 논의했으나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서 당론을 채택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전체의원을 대상으로 무기명 여론조사 실시, 당내 정책토론회(24일), 의원총회(25일) 등을 거쳐 당론을 결정한 뒤 주말께 정부와 재협의를 하기로 했다.
의총 발언의원 12명 중 유기준 이명규 김성식 김성태 의원 등 6명이 종부세 완화를 반대했고 이종구 고승덕 유일호 의원 등 '강남권'을 비롯한 5명이 조건부 찬성 또는 찬성 입장을 밝혔으며 1명은 법률적 조언에 그쳤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의총이 끝난 뒤 "그 동안 당정이 협의를 했지만 앞으로는 합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수정안이 나올 수 있다"고 말해 정부안 수정 의지를 밝혔다.
당 관계자는 "개편안이 원안대로 처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과세 기준을 9억원으로 높인 내용이 수정될 가능성이 높지만 세율 문제도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인 종부세가 실질적으로 폐지되고 껍데기만 남게 됐다"면서 "민주당은 1% 특권층만을 위한 감세 방침을 단호하게 저지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과세기준의 9억원 상향을 놓고 기획재정부는 "정부에서 9억원 안을 전혀 검토한 적이 없다"고 말했으나 한나라당 관계자는 "정부가 9억원 안을 갖고 왔으나 당이 합의해주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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