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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서울시, 프라다 편애?… 씁쓸한 국내 패션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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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서울시, 프라다 편애?… 씁쓸한 국내 패션업계

입력
2008.09.24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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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프라다를 좋아해?

이탈리아 패션업체 프라다가 진행하는 예술프로젝트 '프라다 트랜스포머'가 내년 봄 서울에서 펼쳐진다는 소식(본보 9월 23일자 19면)에 국내 디자이너들의 표정이 착잡하다. 세계적인 건축가 램 쿨하스가 참여해 지어지는 회전 건축 조형물이 들어설 곳이 다름아닌 조선시대 5대 궁궐 중 하나인 경희궁인 탓이다.

패션디자이너 진태옥씨는 "이런 국제적 관심을 끌 수 있는 문화프로젝트가 서울에서 열린다는 것 자체는 크게 반길만한 일"이라면서도 "다만, 우리 옛 왕조의 역사가 깃든 궁궐을 국내 디자이너나 패션업체에 개방하지 않으면서 해외 유명브랜드엔 너무 수월하게 내주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진씨는 "문광부가 1999년께 주최했던 두 차례의 행사 외에는 일체 궁에서의 컬렉션 개최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씁쓸해 했다.

서울시의 이번 프라다 프로젝트 유치는 2006년 샤넬이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와 손잡고 개최한 건축예술프로젝트 '모바일 아트' 의 서울 개최 요청을 거절했던 것과도 비교된다. 샤넬은 세계 첫 순회지로 서울을 택했지만, 당시 서울시는 시청 앞에 모바일 아트 건축물을 세우게 해달라는 샤넬의 요청을 "개최일 3개월 전에는 신청을 받을 수 없다"며 거절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시 샤넬의 프로젝트를 거절한 것이 문화예술계로부터 서울의 도시 이미지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차버린 꼴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며 "이번 프로젝트는 명품 브랜드의 행사이기는 해도 수준 높은 문화를 일반인에게 소개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산 것일 뿐, 국내 디자이너나 패션업체에 대한 역차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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