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엄마가 뿔났다'와 SBS '조강지처 클럽'이 종영을 앞두고 있다. 두 작품은 인기작가인 김수현씨와 문영남씨가 집필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고, 시청률 30%대의 인기를 얻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내용은 정 반대다.
'엄마가 뿔났다'가 가족의 다양한 문제들을 따뜻한 정으로 감싸는 과정을 보여주는 반면, '조강지처 클럽'은 불륜과 가정폭력 등 자극적인 소재로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라는 비판을 받았다. 가족의 모습을 드라마라는 틀에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그린 것이다.
■ 문제 해결 vs 문제 유발
'엄마가 뿔났다'의 충복(이순재)과 '조강지처 클럽'의 심한(한진희)의 가정에는 문제가 끊이지 않는다. 충복의 손녀는 이혼남과 결혼하겠다고 하고, 며느리는 가출을 선언한다.
심한의 집안에서는 아들이 불륜을 저지르고, 딸은 불륜의 피해자가 된다. 하지만 해결 방식은 반대다. '엄마가 뿔났다'는 대화와 설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한자(김혜자)의 가출을 가족들의 회의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
반면 '조강지처 클럽'에서는 남편이 아내와 이혼하려고 폭력을 휘두르는 등 문제가 커지기만 한다. '엄마가 뿔났다'가 가족의 문제를 차분히 해결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 반면, '조강지처 클럽'은 극단적인 사건들로 시청자에게 호기심을 일으킨다.
■ 세대 갈등 vs 부부 갈등
'엄마가 뿔났다'의 갈등은 한자와 그의 자식들 사이에서 나온다. 이혼남과 결혼하는 딸, 여자를 혼전 임신시켜 데려온 아들 등이 한자의 속을 뒤집고, 반대로 한자는 가출을 선언해 자식들과 대립한다.
반면 '조강지처 클럽'의 모든 사건은 불륜과 연결된다. 남편의 불륜으로 이혼한 화신(오현경)이 연하의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식이다. '엄마가 뿔났다'는 세대 간의 갈등을 그리며 엄마 입장의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사고, '조강지처 클럽'은 불륜을 통해 아내 입장의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은다.
■ 가족의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
두 드라마는 상이하게 다르지만, 요즘 가족의 위기를 그린다는 공통점이 있다. '엄마가 뿔났다'는 과거와 같지 않은 엄마와 자식의 모습을 통해 가부장제의 위기를, '조강지처 클럽'은 이혼으로 해체되는 요즘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방송 칼럼니스트 정석희씨는 "최근 한국의 가족 제도는 이혼에 따른 해체, 대안가족 등 새로운 변화의 시기에 있다. 두 작품은 가족제도의 변화에 따라 위기감을 느끼는 중년 주부 시청자들의 심리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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