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국가 공무원 10명 중 3명 꼴이던 여성 비율이 5명에 육박하는 등 공직사회 전반에 '여풍(女風)'이 거세다.
2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행정부 내 국가직 공무원 60만3,131명 가운데 여성 공무원은 45.2%인 27만2,636명으로 집계됐다. 1998년 33%(전체 54만2,422명 중 17만8,930명)이던 여성 비율이 10년 새 12.2% 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양적 확대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약상도 눈에 띈다. 특히 과거 '금녀의 영역'으로 인식되던 검찰과 경찰, 공안 분야에서의 여성 공무원 증가세가 괄목할 만하다.
98년 전체의 1.6%인 17명에 그쳤던 여성 검사는 지난해 220명(13.6%)으로 8배 이상 급증했다. 여성 경찰도 같은 기간 1.8%(1,696명)에서 5.7%(5,907명)로 늘었다.
마약수사와 교정, 보호관찰 등 공안 분야의 여성 공무원 비율도 4.7%(825명)에서 9.6%(2,080명)로 늘었고, 외교 분야 역시 3.3%(40명)에서 11.9%(170명)로 4배 이상 늘었다.
이 같은 추세는 양성평등 채용목표제 등의 영향으로 공무원 채용시험에서 여성 합격률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양성평등 채용목표제는 공직 내 성비(性比) 균형을 위해 어느 한 성의 합격자가 30%에 미달하는 경우 해당 성의 응시자를 일정성적 범위 내에서 추가 선발하는 제도로, 2003년 도입됐다.
실제 행정고시 합격자 중 여성은 98년 18.7%(230명 중 43명)에서 지난해 43.1%(306명 중 132명)로, 외무고시는 16.7%(30명 중 5명)에서 67.7%(31명 중 21명)로 껑충 뛰었다.
7급과 9급 공채 합격자 중 여성 비율도 98년 각각 10.4%, 21.3%에서 지난해 32.3%, 44.5%로 크게 늘었다. 내년부터 공무원 공채 응시연령의 상한선이 폐지되면 고학력 '아줌마 부대'가 대거 공무원 시험에 가세해 '여풍'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여성 공무원이 크게 늘면서 공직사회 분위기도 크게 달라졌다. 행안부의 한 여성 사무관은 "과거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던 출산휴가나 육아휴직도 여성들의 증가로 이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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