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민 분유'로 파문을 일으킨 중국 싼루(三鹿)사는 이미 9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아기들이 분유를 먹고 신장결석에 걸렸다는 진정을 받았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가운데 싼루사의 분유 제품에서 영ㆍ유아에게 장염과 수막염을 일으키는 '엔테로박터 사카자키균'이 검출된 것이 확인돼 중국 분유제품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져 가고 있다.
신화통신은 23일 중국 정부 조사단을 인용, 지난해 12월 문제를 인지했던 싼루사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올해 6월에야 자사 분유에 이상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신화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싼루사는 추가 조사를 통해 멜라민 함유 사실을 최종 확인하고 관련 사실을 허베이(河北)성 스자좡(石家庄)시 정부에 8월 2일에야 통고했다. 하지만 스좌장시는 올림픽이 끝난 뒤인 9월 9일 허베이성 정부에 관련 사실을 보고해 제조회사와 행정기관의 늑장대처와 무책임이 사태를 키웠다고 신화통신은 덧붙였다.
이런 조사 결과가 나오자 중국 정부는 식품 안전을 책임지는 리창장 질검총국장을 해임했다. 이번 파문으로 해임된 최고위 인사로 우리나라의 장관급이다.
한편 간쑤성의 난주일보(蘭州日報)에 따르면 간쑤성 질량기술감독국은 싼루의 분유 브랜드인 '후이여우(彗幼) 2단계'에서 엔테로박터 사카자키가 검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질량감독국은 이를 상부에 보고하고 담당자들에게 멜라민 성분 외에도 다른 유해 물질이 함유됐을 가능성에 대한 정밀한 조사를 지시했다. 엔테로박터 사키자키균은 영유아에 수막염과 장염을 일으키는 장내 세균의 일종으로 조제 분유를 통해 전염되는 사례가 전세계적으로 40여 차례 보고된 바 있다.
파문이 확대되면서 중국 정부의 고민도 깊어 가고 있다. 소비자들이 자국산 유제품을 외면하면서 낙농 농가들이 줄도산 위험에 처하자 지방정부에 낙농농가 보호대책을 수립하라고 긴급지시하기도 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번 파문이 사회 불안 요인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중국 정부가 변호사들에게 멜라민 분유 피해자 소송 사건을 맡지 말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 사법 당국이 무료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변호사 모임에 이번 사건에서 손을 떼라고 했다고 전했다.
중국산 유제품의 불신은 국제적으로 날로 확산되고 있다. 유제품 원료의 절반 정도를 중국에서 수입하는 베트남에서는 중국산 살균 우유에서 멜라민 성분의 함유가 확인됐다. 대만에서는 중국산 대두 펩타이드 등에 멜라민이 함유된 것으로 의심되면서 중국산 식품 전체로 불신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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