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의 사망자와 6,200여명의 신장결석 영ㆍ유아 환자를 낸 중국 ‘멜라민 분유’ 파문이 해외로 확대되면서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이 식품 안전 홍역을 치르고 있다. 중국산 식품을 수입한 일부 아프리카 국가도 중국산 유제품 수입을 중단하고 중국 유제품 첨가 식품을 회수하는 조치를 잇따라 취하고 있다.
일본 오사카(大阪) 마루다이(丸大)식품은 21일 중국에서 수입, 판매한 ‘크림버터’ 등 과자, 반찬류 5개 품목의 자율 회수에 나섰다. 이들 제품은 멜라민 함유 유제품을 만들어온 중국 이리(伊利)사가 제조한 것으로 멜라민 오염 가능성이 최근 제기됐었다. 마루다이 측에 따르면 회수 대상 품목은 8, 9월에 약 1만3,000개 가량 판매됐으며 2,800개는 아직 판매되지 않고 점포에 남아있다.
홍콩에서는 세 살 짜리 어린이가 이리사 분유를 먹고 신장결석에 걸린 사실이 확인됐다고 명보(明報) 등이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홍콩 위생서 관계자는 “여자 아이는 왼쪽 신장에서 결석이 발견돼 20일 마거릿 공주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으며 지금은 건강상태가 양호하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발생한 신장결석 어린이 환자 대부분이 싼루(三鹿)사 제품을 먹은 것과 달리 홍콩의 이 어린이는 이리사 분유를 먹었다는 점에서 싼루사 제품말고도 신장결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돼 소비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홍콩 당국은 이미 수입된 중국 유제품 전반을 대상으로 멜라민 함유 여부의 조사에 착수했다.
동남아에서는 말레이시아가 중국산 분유와 유제품의 수입을 금지한데 이어 싱가포르도
중국산 요구르트와 딸기우유의 샘플 조사에서 멜라민이 검출되자 모든 중국산 우유와 유제품의 수입 및 판매를 즉시 중지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미얀마 역시 중국산 분유와 유제품의 수입 금지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미얀마에서는 중국산 유제품이 광범위하게 팔리고 있지만 군사정부는 관영언론을 통해 관련 기사를 전혀 내보내지 않고 있다.
멀리 아프리카의 탄자니아도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파우더, 초콜릿 등을 포함한 모든 중국산 유제품의 수입을 중단했으며 가봉은 중국산 분유 등 가루 우유 제품의 수입 판매를 전면 금지했다.
해외 각국이 발 빠르게 수입금지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위험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이다. 중국 유제품 첨가 식품이 워낙 많아 일일이 확인하고 대응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 신경보(新京報)는 멜라민 분유를 먹고 신장결석 증세를 보인 환자가 베이징(北京)에서만 1,008명을 넘었다고 전해 중국 내 환자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또 스타벅스 중국 체인점들이 우유 서비스를 중단, 중국에서 자국 식품에 대한 불신이 거세게 확산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세계보건기구(WHO) 중국사무소 대표인 한스 트뢰드손은 “완벽한 식품안전체계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며 안전체계 정비를 요구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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