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때문에 울고 웃은 한 주(16~19일)였다. 한가위 연휴 끝 자락(15일)에 터져 나온 리먼브러더스 파산 및 메릴린치 합병은 16일, 월가의 연쇄 도미노 우려는 18일 회오리가 돼 국내 증시를 강타(각 -90.17포인트, -32.84%)한 반면 다음날(17, 19일)엔 어김없이 급반등(각 37.51포인트, 63.36포인트)했다. 어지러운 롤러코스터 장세에 개별 종목의 주가도 출렁였다.
그런데 유독 하나금융지주는 온탕에 단 한번도 들어가지 못했다. 일주일 내내 냉탕 속에서 파랗게 질려갔다. 함께 무너졌지만 미국 정부의 긍정적인 발표 덕분에 반등한 다른 금융주의 대열에서도 소외됐다. 주간 하락률 5위(-20%)의 불명예도 안았다. 3만원대 중반이던 주가는 2만원대로 떨어졌다.
애석하게도 이유는 명쾌했다. 18일 폭락(-13.95%)은 하나금융지주가 메릴린치 주식을 200만주 넘게 보유하고 있다는 소식, 19일 급락(-4.70%)은 자회사인 하나은행이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태산엘시디의 통화옵션 손실을 부담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특히 태산엘시디 파생거래 관련 평가손실은 하나금융지주의 올 2분기 순이익(3,096억원)과 맞먹는 2,861억원, 이중 피봇(PIVOT) 관련은 1,388억원이라고 알려졌다. 피봇은 키코(KIKO)와 비슷한 환헤지 상품이지만 약정한 구간 밖에서 원ㆍ달러 환율이 움직이면 투자자가 손실을 보는 구조라, 약정 구간 상단을 벗어나면 손해가 나는 키코보다 더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억울한 측면도 없지 않다. 구용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다른 은행에 비해 태산엘시디 관련 노출금액이 많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만 최근 평가손익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일시적인 환율 변동성 확대로 인해 다소 비정상적인 측면이 존재한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환율만 안정되면 만기 시 예상 손실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최근의 불안정한 금융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장담만 할 수 없다.
반면 한진중공업은 19일 의미 있는 상한가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은 중국 정부의 증시부양책이 조선 철강 해운 등 중국 관련종목에 햇살을 뿌렸는데 특히 한진중공업은 견고한 모습을 보이며 조선주 중 한 주간 최대 상승세(15%대)로 순항했다. 외국인의 매수유입 징후가 나타나는 것도 좋은 신호다. 하지만 역시 관건은 미국발 신용위기의 향배임을 잊지 말자.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도움말=대우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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