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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KTF 사장 납품비리 혐의 체포/ KTF 침통·KT 우울·업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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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KTF 사장 납품비리 혐의 체포/ KTF 침통·KT 우울·업계 긴장

입력
2008.09.22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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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KTF 사장이 통신장비 납품업체로부터 수 십억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체포되면서 KTF가 일대 혼란에 휩싸였다. 모회사인 KT를 비롯한 국내 통신 업계도 적지않은 충격을 받았다. 특히 이번 사태는 KTF와 KT와의 합병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흔들리는 KTF

KTF 직원들은 휴일인 21일 대부분 출근해 침통한 분위기 속에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KTF 관계자는 "납품 비리 수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장 체포로 불똥이 튀는 바람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며 "현재 검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게 회사의 공식 입장"이라고 말했다.

KTF는 당장 공석인 사장을 대신해 수석 부사장인 김기열 경영지원부문장이 회사를 이끌며 22일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로 회사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영업부진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현장 지도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김 부사장은 매일 오전과 오후 한 차례씩 전체 임원이 참가하는 비상경영 회의를 갖고 일선 영업현장의 동요 최소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KTF 관계자는 "위기 상황인 만큼 현장 직원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임원들이 현장 점검을 철저히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KT 합병 차질 우려

KT와 KTF의 합병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당장 KTF의 신뢰도 저하와 이로 인한 마케팅 부진 등은 합병의 긍정적인 효과를 상당부분 상쇄시킬 수밖에 없다. 특히 업계에서는 검찰 수사가 조 사장 개인의 비리가 아닌 비자금 조성 등 회사의 구조적인 문제로 번질 경우 합병 일정이 예상대로 진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KT와 공동으로 진행중인 결합상품 판매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KT는 다음달부터 실시간 지상파 방송 재전송을 포함한 인터넷TV(IPTV) 상용 서비스 확대에 들어가면서 KTF의 이동통신, KT의 초고속인터넷을 함께 묶은 트리플 결합상품을 적극 마케팅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조 사장 악재가 터지면서 마케팅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KT 분위기도 가라앉아 있다. KT 관계자는 "IPTV 상용 서비스 확대, 양 사 합병 등 중차대한 사업이 진행되는 시기에 악재가 터져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하지만 합병 추진 등 큰 틀은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도 긴장

이동통신업계도 KTF의 납품 비리 문제가 '강 건너 불구경' 일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일부 업체는 납품 비리의 불똥이 튀지 않도록 물품 구매 시스템 재점검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마다 유사한 물자구매 시스템이 있지만 얼마나 투명한 과정을 거치느냐가 관건"이라며 "돌다리를 두들겨보고 건너는 심정으로 재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련업계에서는 KTF 사태로 통신서비스 시장 전체의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 시장의 가입자가 크게 늘지 않는 등 시장이 정체기에 빠져 있어 업계 전체가 결합상품 등 공동으로 시장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며 "경쟁사의 위기로 마케팅이 예전만큼 살아나지 못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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