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디자인은 마음을 움직이죠"
"디자인을 한 마디로 말하면 '눈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겠죠. 그러려면 먼저 마음을 연구하고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요."
<호모 데지그난스, 세상을 디자인하라> (프레시안북 발행)를 낸 지상현 교수(한성대 미디어디자인컨텐츠학부)의 전공은 '디자인 심리학'이다. 실용과 교양, 또는 기예와 인문으로 서로 거리가 있어 뵈는 학(學)의 두 줄기를 하나로 아우르는 명칭. 그러나 지 교수에게 두 장르의 통섭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인 듯했다. 호모>
"제 일은 사람들이 왜 특정한 디자인에 매혹되는지, 그 끌림의 이유를 파고드는 것이에요. 자연히 인간 심리를 비롯해 사회와 예술, 과학 등에 대한 총체적 이해가 필요하죠. 디자인의 안과 밖에 자리하는 원리와 이치를 해명하는 것, 그건 결국 시대를 이해하는 일이 될 겁니다."
책은 심리학을 비롯한 다양한 이론을 도구 삼아 사람들을 움직이는 디자인의 원리를 간파한다. 같은 기능을 가진 핸드폰 제품이라도 한국인과 일본인은 왜 다른 디자인을 선호하는지, 나라별로 좋아하는 축구 유니폼의 색깔은 왜 다른지, 미국 애플사의 단순한 디자인에 왜 사람들이 열광하는지를 분석한다. 이를 위해 융의 성격이론부터 언어학, 진화론, 신경생리학의 이론들이 전방위적으로 동원된다.
지 교수는 환경디자인 부분에만 역량을 집중하는 한국의 풍토도 꼬집었다. "디자인은 환경, 커뮤니케이션(시각디자인 분야), 제품 디자인 등 크게 3개 분야로 나눌 수 있는데 한국은 청계천 복원 같은 환경 분야만 중요시합니다." 거리가 여전히 정돈되지 않은 채 어지럽고 공산품 디자인의 경쟁력이 떨어지는데도 정치적 전시 효과가 큰 부분에만 디자인의 개념을 들이댄다는 따끔한 지적이다.
그는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미적 가치를 '인간을 위한 디자인'으로 정리했다. "디자인은 결국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화와 산업, 사회적 맥락이 한데 얽혀 있는 디자인의 본질을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디자인하는 존재, '호모 데지그난스'라는 사실을요."
유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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