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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써서 제자 위해" 서울대 교수들 인세 장학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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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써서 제자 위해" 서울대 교수들 인세 장학금

입력
2008.09.22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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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교수들이 잇달아 저서 인세를 학생 장학금으로 내놓고 있다. 그 자체로 뜻있는 장학사업일 뿐더러, 현금화 한 인세가 아니라 사실상 인세를 받을 영구적 권리를 기부하는 드문 경우라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재단법인 서울대 발전기금은 이상묵(46)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가 이달 초 출간한 자서전 <0.1그램의 희망>(랜덤하우스코리아 발행)의 인세 전부를 장학기금으로 내놓은 데 이어, 곽수근(55) 경영대학장과 이혜정(37) 교수학습개발센터 교수가 기존 저서 및 신간의 인세를 모두 장학기금 조성에 쾌척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곽 교수는 지난 5월 출간한 (창해)을 비롯, 인수합병(M&A) 관련 저서 6권의 인세를 경영대 장학기금에 보탠다. 이 교수는 올해 초 출간한 교수법(敎授法) 지침서 <내 강의를 업그레이드 해주는 blended e-learning 교수전략> (교육과학사)의 인세를 기탁한다.

두 교수는 책 개정 작업 등을 대비해 저작권은 자신이 갖되 인세는 서울대 발전기금 측에 직접 전달되도록 하는 계약을 이달 중 출판사와 맺을 예정이다.

곽 교수는 "실제 강의에서 가르치고 논의한 내용에 기반한 책들이라 판매 소득이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맞다"며 "매년 인세가 1,000만원쯤 발생하리라 예상되는데 학생들을 위해 뜻 있게 쓰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두 교수보다 앞서 '인세 장학기금' 조성에 나선 이상묵 교수는 '한국의 스티븐 호킹'으로 잘 알려진 학자. 2년 전 미국에서 지질 조사를 수행하다가 차량 전복 사고로 전신마비가 됐지만 6개월 만에 전동 휠체어를 타고 강단에 복귀했다.

이 교수의 재활 경험과 긍정적 인생관이 담긴 <0.1그램의 희망>은 출간 2주 만에 1만 부가 팔리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인세율이 통상 책값의 10%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정가 1만1,000원인 이 책이 지금까지 거둔 인세 수입은 1,100만 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인세 전액은 이 교수가 사고 당시 숨진 제자의 이름을 따서 지난해 사재(私財)로 만든 '이혜정 장학기금'으로 쌓인다. 이 교수는 "1년 등록금이 500만 원을 넘는 상황에서 현재 5,000만원인 기금의 이자만으론 장학사업이 여의치 않아 책을 썼다"며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재기한 만큼 미약한 능력이나마 학교와 사회에 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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