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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명의 CEO들, 사무실서 나와 패션쇼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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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명의 CEO들, 사무실서 나와 패션쇼 오른다

입력
2008.09.22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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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시스 윤홍근 회장, 해태제과 윤영달 회장, SK건설 유웅석 사장, 한국관광공사 오지철 사장, ㈜LIG넥스원 이동하 부사장 등 기업체 CEO 50여명이 27일 오후 5시 서울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에서 열리는 패션쇼(강남구 주최 강남패션페스티벌) 모델로 나선다. '히딩크 넥타이'로 유명한 누브티스 이경순 사장이 마련한 자리다.

'스토리가 있는 행복한 CEO 패션쇼'로 이름 붙여진 행사에서 이들은 누브티스가 새로 내놓는 독도, UN, 환경, 무궁화 등 테마 넥타이 및 스카프와 보석을 착용하고 경쾌한 워킹을 선사한다. 이들이 착용한 제품은 즉석에서 경매에 붙여져 수익금은 강남구 독거노인돕기에 쓰인다.

CEO들의 패션무대 외도는 누브티스가 2004년부터 진행 중인 '해피CEO'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참가자들은 'CEO가 행복해야 경제가 산다' 는 모토를 내세운 이 프로그램의 회원들이다.

"2004년 환경재단 주최 경영자대상 조찬강연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그 때 강연자가 '죽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 있으면 손들어보라'고 주문했다. 당시 정몽헌 전 현대아산회장의 자살 충격이 가시지않은 시기였는데 참석자의 60% 이상이 손을 들었다. 누구나 선망하는 CEO들이 이렇게 불행해 한다는 것이 너무 쇼킹했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해피CEO는 경영자들이 겪는 일상의 자잘한 애로사항을 대신 해결해주는 프로그램. 시를 좋아하는 경영자의 출장길에 시집과 함께 시를 읽어줄 아르바이트 대학생을 주선해주고 꼭 챙겨야 하는 대소사 선물 서비스 등을 대행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서울시장 재직시절 회원이었다. 패션쇼는 지난해 도산공원 거리에서 처음 시도했는데 회원들 반응이 좋아 올해 규모를 더 키웠다. 이 사장은 "CEO도 일상을 사는 생활인이며 스트레스가 심한 업무에서 잠시 벗어나 다른 세상을 체험하는 기회를 원한다"고 말했다.

CEO들의 호응도 높다. 권기찬 웨어펀인터내셔널 대표는 "요즘 CEO들은 사무실 의자를 고집하는 대신 다양한 교류와 체험을 통해 자신의 영역을 넓히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으려는 노력을 많이 한다. 좋은 일에 즐겁게 참여함으로써 경영활동에 신선한 활기를 더하는 것"이라고 했다. 평소 숨겨뒀던 패션감각과 무대체질을 발휘해 관람객들을 즐겁게 하는 CEO도 있다.

이동하 LIG넥스원 부사장은 첫 무대에서 넥타이 패션쇼의 단조로움을 화려한 워킹으로 커버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 사장은 "단순한 모델체험이 아닌 기부프로그램이라는 공익성과 사회와 좀 더 친밀하게 소통하려는 CEO들의 욕구가 이런 무대를 가능하게 했다"면서"CEO들은 일밖에 모르는 워커홀릭이라는 고정관념은 이제 버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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