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미 4위 투자은행(IB) 리먼 브러더스의 지원 요청을 끝내 외면했던 미 정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6일 하루만에 입장을 바꿔 미 최대보험사 AIG에 구제금융을 제공하기로 전격 결정한 것은 금융 시장의 붕괴를 막기위한 조치라고 미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이 분석했다.
AIG는 향후 2년간 뉴욕연방준비은행으로부터 3개월 리보(런던은행간금리, 16일 현재 2.81%)에 8.5%를 더한 금리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850억달러 한도에서 자금을 인출할 수 있다. 미 정부는 AIG 주식 79.9%를 인수하며 보통주와 우선주에 대한 배당금 지급을 거부할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AIG가 무너질 경우 그렇지 않아도 위기에 빠진 금융시장에 회복 불가능의 타격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미 정부가 불가피한 선택을 했다"고 분석했다. AIG는 자산 1조달러(약 1,120조원)로 리먼 브러더스의 6,390억달러(약 715조원)보다 많으며 세계 130개국에 직원 11만명, 고객 7,40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이 신문은 "보험사는 특성상 가입자가 일반 소비자"라며 "증권사나 투자은행(IB)과 달리 보험사가 무너지면 민간 소비와 가계 부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미 정부가 우려했다"고 분석했다.
이 조치가 미 정부와 FRB 입장에서 손해 볼 게 없는 거래라는 점도 작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향후 AIG가 회생에 성공하면 미 정부는 AIG 보유 주식의 시세 차익으로 큰 이익을 얻게 되며, AIG가 문을 닫더라도 AIG 및 계열사 자산을 매각해 구제금융에 사용된 금액을 보전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FRB는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AIG 경영권이 보장되는 신주인수권을 갖게 되며 AIG 및 계열사의 자산을 담보로 확보할 예정이다.
그러나 미 금융당국이 시장 자율 방침을 하루만에 번복하고 민간 기업 지원에 나선 조치에는 비판이 따를 전망이다.
미 재무부는 17일 FRB에 자금을 지원하기 경매를 통해 만기 35일의 채권을 최대 400억달러 어치를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국채 경매는 FRB가 자금이 부족을 겪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며 정부가 자금수요를 더 효과적으로 관리해 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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