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 페일린 미 공화당 부통령 후보의 인기 곡선이 상승세를 멈췄다. 언론의 검증이 진행되고 참신한 정치 신인의 이미지가 무뎌지면서 당에서조차 자질론이 거론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는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의 지지율이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와 다시 같거나 근소한 추월을 허용했다. 그래서 매케인 지지 상승을 견인했던 페일린 부통령 후보 지명의 약발이 다했다는 소리가 들린다.
오바마는 16일 abc방송의 여론조사에서 47%의 지지율을 보여 매케인에 1%포인트 앞섰다. 7일 갤럽 조사이후 처음으로 매케인을 따돌린 수치다. CNN 조사에서는 두 후보 모두 45%를 얻었고, 라스무센의 조사에서는 매케인이 48%의 지지를 얻어 47%인 오바마를 간발의 차로 앞섰다.
페일린은 지난주말 abc방송 인터뷰에서 '부시 독트린'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해 앵커로부터 보충 설명을 들었다. 때문에 "외교안보 분야를 너무 모른다"는 민주당과 정치 전문가의 비판을 받아야 했다. 언론의 치밀한 검증 과정에서'권력녀'란 이미지도 쌓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페일린이 알래스카 주지사의 권력을 사적으로 이용했고, 자질이 떨어져 남편이 매번 주요 업무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시사주간 뉴스위크도 "페일린이 자신의 정책에 반대하는 직원들을 해임시켰다"고 밝혔고, 워싱턴포스트는 "페일린이 자택에 머물면서도 출장 수당을 챙기고 가족 여행경비까지 환급받는 등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일부 공화당원도 페일린에게 싸늘한 시선을 보내기 시작했다. AP통신은 17일 "공화당내에서 페일린에 대한 많은 부정적인 이슈를 그녀 스스로 처리하지 않는 한 대선 승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대선 선거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패커드 회장은"페일린은 큰 회사를 운영할 충분한 경험을 갖고 있진 않다"고 그의 경험 부족을 거론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여성계에서도 반대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 최대 여성단체인 전미여성기구 등 주요 여성단체들도 16일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바마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우리는 성에 상관없이 후보의 정책에 표를 던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전까지 한번도 지지 후보를 공개 표명하지 않았던 이 단체들은 페일린이 강간 피해 여성의 낙태도 반대하는 등 극단적인 보수성향을 보이는 데 거부감을 갖고 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밝혔다.
박관규 기자 qoo7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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