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 5월 설립된 주식회사 형태의 국내 최초 출판사인 한성도서주식회사. 이 회사는 일제강점기 한용운의 '님의 침묵'과 김동환의 '국경의 밤' 등을 출판하며 민족정기 계승에 기여하기도 했다. 이후 1946년 1월 화재로 소실돼 현재는 터(서울 종로구 견지동 32)를 알리는 표지석(2000년 설치)만이 쓸쓸히 남아 있다.
최근 이 한성도서주식회사의 설립자를 놓고 진위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독립운동가이자 한성도서 초대 사장인 이봉하(李鳳夏) 선생의 후손들은 표지석에 설립자로 명기된 장도빈(張道斌) 선생의 이름 대신 이봉하 선생의 이름을 기재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선생 후손측은 한성도서 설립 당시 등기부등본(1920년 4월 5일 등기)상 사장으로 이 선생이 명기된 이유를 들어 설립자 표기 개정을 요구하는 '역사문화유적 표석의 표기오류 정정요청'을 지난달 서울시에 접수했다.
하지만 위원회 일부 위원이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이 펴낸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내용 등을 근거로 표기 변경에 반대하고 있다.
서울대 신문연구소 학보 등을 출처로 하는 대백과사전 한성도서주식회사 항목 중 제3~4항에 "장도빈이 중심이 되어 창설되었다"는 내용이 명확히 나와 있다는 게 그 이유다.
단국대 초대 학장 등을 역임한 장도빈 선생은 5,500억원을 분식회계 처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가 올 8ㆍ15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된 장치혁 전 고합그룹 회장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이 선생 후손측은 "국회도서관 등을 찾아 다니며 조사한 결과 대백과사전 내용의 출처로 쓰인 신문연구소 학보 등에는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이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기념표석위원회는 26일 위원회를 다시 열고 표기변경에 대해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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