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주박] 미니스커트 다리 촬영하면?

재판부마다 "유죄" "무죄" … 판사님들도 헷갈려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의 다리를 촬영하면 유죄? 무죄?" 답은 재판부에 따라 다르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김재환 부장판사)는 17일 고속버스에서 짧은 치마를 입은 김모(21)씨의 허벅지를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은 혐의(성폭력특별법위반)로 1심에서 벌금 50만원을 선고 받은 박모(34)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허벅지 부위를 의도적으로 근접 촬영했고 이에 불쾌감을 느낀 피해자가 두 차례나 자리를 옮겼다"며 "이는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부위를 촬영한 행위로서 유죄"라고 밝혔다.

그 동안은 여성의 다리 촬영에 대해 무죄판결이 많았다. 수원지법은 7일 지하철에서 짧은 치마의 여성을 촬영한 50대 남성에 대해 "노출된 다리에 초점을 맞춰 찍었지만 피해자가 문제 삼지 않고 자리를 떠난 점이나 사회통념에 비춰볼 때 성적 수치심을 느낄 정도라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3월 지하철에서 여성의 허벅지 부분을 촬영한 남성에 대해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부위를 촬영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전=전성우 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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