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휘발유 엔진을 장착한 외제차들이 '연료 직분사 방식'을 택했다면서 은근히 성능을 과시하는 경우가 많다. '직분사 방식이 뭐가 그리 대단하길래', '직분사 방식이 당연한 것 아니었나'라고 의문을 품은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디젤엔진의 경우 실린더 내부에서 피스톤 상하 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고압에 의해 연료와 공기가 자연 발화하는데, 종종 직분사 방식을 써왔다. 반면 휘발유 엔진은 액체 연료를 실린더 외부에서 공기와 섞어 기체로 만든 뒤, 실린더 안에 들여와 점화 플러그에 의해 폭발시키는 '간접 분사'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그럼 직분사 방식의 장점은 무엇일까. 직분사 방식을 택하려면 연료가 고압으로 직접 실린더에 들어왔을 때 기화(氣化)가 잘 돼 폭발력을 높일 수 있도록 실린더 내부의 압축비를 더 높여야 한다. 통상 가솔린 엔진에서 연료가 폭발되기 직전의 압축비율이 10대 1 정도인데, 이를 12대 1 이상으로 올리는 한 단계 더 높은 기술이 필요하다.
직분사로 엔진이 설계되면 적은 기름을 넣어도 높은 압력으로 쉽게 발화하기 때문에 힘(마력ㆍ토크)이 좋아진다. '캐딜락 STS' 3.6ℓ V6(실린더 6개) 직분사 엔진은 기존 엔진보다 42마력(260→302)과 2.77토크(34.83→37.60)가 각각 높아졌다. 최근 선보인 포르셰 '뉴 카레라'의 경우 직분사 방식을 도입해 3.8ℓ 엔진임에도 중형차급인 10.2㎞/ℓ 정도로 연료 효율이 뛰어나다.
물론 단점도 있다. 보다 높은 압력에서 폭발해 소음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엔진 내구성이 뛰어나야 하기 때문에 비용도 상당하다. 현대차 에쿠스가 직분사 엔진을 상용화하는 데 실패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일본 미쓰비시가 1995년 직분사 휘발유 엔진을 처음 도입한 이후 폴크스바겐, 아우디 등이 상용화했다. GM코리아 우 현 부장은 "직분사 엔진은 성능과 연비를 향상시키면서도 탄화수소 배출량을 감소시키는 장점 때문에 최근 친환경ㆍ고유가 트렌드와 맞물려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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