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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유성 행장 "리먼, 산은에 인수됐다면 부도 안났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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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유성 행장 "리먼, 산은에 인수됐다면 부도 안났을 것"

입력
2008.09.17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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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유성(사진) 산업은행장은 16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가 파산신청 단계에 이른 것은 시장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며, 8월 산은의 인수제안을 받아들였다면 그런 상황까지 몰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 행장은 "리먼브러더스는 우리(산업은행)와 협상이 깨지면서 거래 상대들이 일제히 자금 회수에 나서는 바람에 50조원의 유동성 부족상황에 처했고 경영진이 결국 두 손을 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8월 말 정부 승인을 전제로 리먼브러더스에 협상안을 제시했는데 부실위험 자산을 배드뱅크로 보내고 굿뱅크 자산을 상당부분 상각하는 구조조정안에는 합의했지만 가격에서 이견을 좁힐 수 없었다"며 "우리가 제시한 가격은 리먼브러더스가 생각한 금액의 3분의1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원래 9월 10일 인수 선언을 하고 6개월 후인 내년 2월 28일에 장부가격을 토대로 가격을 최종 산정하기로 했다"면서 "그 사이 리먼브러더스가 충분히 구조조정을 하고 산은은 실사를 하는 조건이었으며 파산이나 신용등급 하락 등의 큰 변화가 없어야 한다는 조건을 거는 등 충분한 안전장치를 마련했었다"고 강조했다.

민 행장은 이어 "우리가 민영화를 위해 인수ㆍ합병(M&A)을 검토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그로 인해 국내 금융시장에 우려가 생기는 것을 주주인 정부가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와 협의를 거쳐 10일 중단한다는 발표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위원회와 대립각을 보였다는 설에 대해 "전광우 위원장과 이견이 없다"고 했고, 애초에 정부 승인을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7월에 처음 협상할 때 대략적으로 얘기를 하고 나갔으며 청와대에서는 금융위가 주관할 일이라고 봤기 때문에 직접 나서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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