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축구 국가대표팀의 위기 탈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기술위원회가 16일 파주 축구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모임을 가졌다.
하지만 상황의 심각성에 대해 제대로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여전한 듯 하다. 현재 대표팀이 보여주고 있는 경기력을 감안할 때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 114위에 불과한 북한을 상대로 졸전 끝에 간신히 무승부에 그친 것이 한국 축구의 현주소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에는 한국 축구의 사활이 걸려 있다. 최고의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해야 하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회택 기술위원장은 한국 축구의 탈출구를 모색하는 자리에서 실없는 농담을 던졌다. 이 위원장은 프랑스 르샹피오나 데뷔전에서 1골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부활을 알린 박주영(23ㆍAS 모나코)을 두고 "허 감독이 피곤하게 됐다.
박주영을 대표팀에 선발하지 않으면 팬들의 비난 여론에 시달릴 것이고, 선발하면 리그 적응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여론이 일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 경기력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이가 한 발언치고는 너무 가볍다.
허정무 감독은 북한전을 앞두고 박지성(27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해외파들을 소집에서 제외하며 '소속팀 적응을 배려하기 위해 소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여유를 보였으면 그에 걸맞는 경기력을 보여줬어야 하지만 허 감독은 그렇지 못했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또 다시 축구팬들의 속을 터지게 했다.
실수는 한번이면 족하다. 전력 극대화를 모색하기 위한 자리에서 농담이나 할 정도로 한국 축구의 사정이 여유롭지 않다. 3차 예선에서의 졸전으로 팬들의 호된 비판을 받은 후에도 파주 NFC에서 비슷한 모임이 열렸지만 대표팀의 경기력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것은 또 다시 정신력 해이가 논의됐다는 점이다.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를 하고 투지를 이끌어 내는 것은 지도자의 몫이다. 잘못된 부분이 뭔지를 알면서도 방치한다면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허구헌 날 선수들의 정신력 타령이나 하는 것은 축구 지도자로서 직무 유기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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