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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MS 상술 기가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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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MS 상술 기가 막혀

입력
2008.09.17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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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단종돼 사용하기 힘든 제품을 끼워팔고, 해외에서 가격 인하한 제품을 국내에서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등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가 한국 소비자를 무시한 지나친 상술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MS가 가정용 게임기 '엑스박스360'과 PC용 운용체제(OS)인 '윈도XP'를 판매하며 소비자를 무시한 정책으로 원성을 사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엑스박스360의 끼워팔기. 한국MS는 20GB 하드디스크를 장착한 엑스박스360 제품에 HD DVD플레이어를 끼워서 36만9,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기존 20GB 엑스박스360보다 2배 이상 비싼 대신 HD DVD플레이어를 끼워주는 것.

그러나 HD DVD 플레이어는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단종 기기다. HD DVD는 블루레이와 차세대 DVD 규격을 놓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다가 올해 2월 블루레이에 패하면서 사실상 퇴출됐다. 현재 차세대 DVD 규격은 블루레이로 통일됐으며 HD DVD 기기 및 타이틀은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다. 따라서 HD DVD 플레이어를 갖고 있더라도 타이틀이 나오지 않아 무용지물이다.

한국MS는 HD DVD의 단종 사실을 알리지도 않은 채 '쿨섬머패키지'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 결국 소비자들은 앞으로 사용할 수도 없는 제품을 오히려 비싼 값에 구입하는 셈. 한국MS 관계자는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 각 지역별로 재고 소진 차원에서 판매하고 있다"며 "60GB 하드디스크를 장착한 엑스박스360과 동일한 가격을 받는 대신 기기를 한 개 더 끼워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MS는 미국, 일본에서는 엑스박스360의 가격을 인하했으나 한국은 예전 가격을 계속 고수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이 달 6일 엑스박스360 가격을 50~80달러 인하했다. 그러나 한국은 요지부동이어서 미국과 일본에서 299달러에 판매되는 60GB 하드디스크 장착 모델이 36만9,000원에 팔리고 있다. 한국MS측은 높은 가격을 받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아직까지 가격 인하 여부는 결정된 게 없다"고 설명했다.

PC용 OS인 '윈도XP'와 관련해서도 같은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국MS가 윈도비스타 판매를 위해 윈도XP를 끼워팔고 있기 때문. 한국MS는 한글판 윈도XP의 소비자 판매를 올해 6월 30일부터 중단하고, 윈도XP의 다음 제품인 '윈도비스타' 비즈니스와 얼티미트 버전을 구입하면 윈도XP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나 기업들은 기존 전산시스템과 호환을 위해 윈도XP를 사용하려면 윈도비스타의 '비즈니스'와 '얼티미트 버전'을 함께 구입하거나 아예 대기업이나 중소, 조립업체에서 PC를 새로 사야 한다. 한국MS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윈도비스타에 적응할 시간을 주기 위해 윈도XP와 윈도비스타를 함께 판매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같은 한국MS의 상술은 소비자 뿐만 아니라 국내 소프트웨어업계에도 부정적이라는 여론이 일고 있다. 용산전자상가의 소프트웨어 판매상은 "윈도XP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일부 전문상가 등지에서 불법복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며 "MS의 지나친 상술이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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