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 모델 출신에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관’으로 불릴 만큼 미모가 뛰어난 이탈리아의 마라 카르파냐(32) 평등부 장관이 최근 성매매 여성들과 치열한 비난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카르파냐 장관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1) 총리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소문에 곤욕을 치른 데다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섞인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바 있다. 이번엔 거리에서 성매매 행위에 나서는 것을 강력히 단속하는 개정법의 입안을 주도하면서 이탈리아 전역의 성매매 여성과 유관 업소의 ‘공적’으로 떠올랐다.
15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카르파냐 장관은 공공장소 성거래 금지법안을 제출하면서 “어떻게 여성들이 거리에서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의 몸을 팔 수 있는지를 이해 못하겠다”며 “정말 부끄러운 짓이다. 여성으로서 가슴이 떨리고 겁이 난다”고 제안설명을 했다.
이에 성매매 여성들이 일제히 발끈하고 나섰다. 이탈리아 성매매 여성 권리위원회 창설자인 카를라 코르소는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 인터뷰에서 “어찌됐든 카르파냐 장관 본인도 캘린더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에 포즈를 취하는 등 자신의 몸을 이용,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며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그의 매력적인 몸매를 감상할 수 있을 정도”라고 비아냥댔다.
법과대학을 졸업한 카르파냐 장관은 미스 이탈리아 선발대회에 출전한 경력이 있으며 상반신을 드러낸 모델과 TV 쇼걸 등을 거친 뒤 포르자 이탈리아당에 들어갔다. 뛰어난 정치감각이 눈에 띄어 장관까지 발탁됐다. 그러나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RAI TV 인사개입 의혹과 관련된 증거물로 채택된 전화통화 녹취록에서 두 사람이 낯 뜨거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론이 들끓었다.
성매매 금지법안은 매수자에도 최대 15일간의 구류와 3,000유로(약470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특히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붙잡아두고 영업을 하면 최대 12년의 징역과 15만 유로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했다.
이를 비판하는 쪽에선 “700곳의 업소폐쇄로 상당수가 외국인인 성매매 여성들이 거리로 내몰렸다. 도시의 외곽이 밤낮없이 이들로 넘쳐나게 됐다”고 꼬집고 있다. 야당인 민주당의 리비아 투르코 대변인은 “법안이 위선적이며 거리에 나간 여성들이 성매매에서 탈출하는 것을 도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가톨릭 교단에선 카르파냐 장관을 “성매매자를 심각한 ‘사회악’으로 규정하는 용기를 보여줬다”고 치하하고 있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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