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주택시장의 분수령이 되는 추석연휴 이후 부동산은 어떻게 움직일까.
특히 올해는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8ㆍ21 부동산 대책과 양도세 완화 등을 담은 9ㆍ1 세제개편안, 종부세 손질과 그린벨트 해제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이는 서민주택공급계획안 등 굵직한 조치들이 추석을 전후로 발표됐거나 공개될 예정이어서 시장 움직임에 쏠리는 관심이 어느 때보다 크다.
대대적인 규제 및 부동산 세금 완화에 따른 서울 수도권 부동산 시장을 전망해봤다.
서울 강남권
안진진단 절차 간소화 등 재건축 규제 완화나 6억원 초과, 9억원 이하 고가 주택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 확대 등의 혜택이 강남권 아파트에 집중되면서 올 들어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강남권 집값이 추석 이후 상승세로 돌아설 지가 관심거리다.
일단 전문가들은 강남권 아파트는 상반기와 비슷한 약보합 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경제 위기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대출 규제도 여전해 수요자들이 당분간 관망할 것"이라며 "신규 입주 단지 물량도 늘어나 수요공급에 따른 가격결정으로 봐도 급반등은 기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제개편안에 따른 양도세 완화 등의 시행 시점이 이르면 올 연말이나 내년 초로 잡혀 있는 것도 연내 거래 시장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동산연구소장은 "높아진 대출 금리와 풀리지 않은 금융규제 때문에 부동산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살아나긴 어려운 구조"라며 "그러나 재산세 부담 완화로 고가주택에 대한 보유 심리가 강해진 것을 감안하면 가격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전했다.
서울 강북ㆍ경기지역
올 상반기 서울지역 집값 상승세를 주도했던 강북 아파트값은 연말까지 상승세가 꺾일 것으로 보인다.
강북 상승세를 이끌었던 노원구와 도봉구가 이미 8월말을 전후로 하락세에 진입했다.
짧은 기간에 큰 폭으로 가격이 올랐던 데다, 부동산 시장 전반에 걸친 불확실성 등으로 시장 심리가 한풀 꺾인 것도 최근 가격 조정에 한몫하고 있다. 그러나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김선덕 소장은 "전반적인 상승폭은 상반기에 비해 둔화할 것으로 보이며, 뉴타운,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하는 곳은 개발호재에 힘입어 강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양도세 비과세 대상의 거주요건 강화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최근 용인, 의정부, 파주, 김포시 등 수도권 인기지역의 경우 서울 직장인들이 매입을 한 뒤 직접 거주는 하지 않고 전세를 준 경우엔 비과세 혜택에 비상이 걸렸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세제개편안대로 실거주 요건이 확정된다면 수도권 투자수요가 감소할 수밖에 없어 집값이 추가로 하락할 공산이 있다"고 말했다.
전세시장
지역별로 국지적인 전세난은 예상되지만 전체 시장은 안정세가 예상된다. 뉴타운ㆍ재개발 이주 수요가 많은 강북 일부지역은 전세 물건이 부족해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권은 송파 잠실주공 등 대규모 재건축 단지 입주가 몰리면서 일부에서는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까지 나타나고 있다.
경기지역 역시 화성 동탄신도시, 과천 주공 재건축 단지 등 대규모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면서 대체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 시장의 안정기조가 추석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규 입주 물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올들어 8월까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입주 물량은 총 9만4,863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8만4,987가구) 보다 12% 정도 늘었다.
올 10월 이후 연말까지 입주 물량도 6만1,918가구로, 전년도 같은 기간(5만5,677가구)에 비해 11% 늘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재개발, 재건축 이주 등이 발생한 곳은 국지적으로 전세 물량이 부족해 가격이 뛸 수는 있다.
현재 서울 강북에서 이주 중이거나 이주를 앞둔 재개발 사업장은 마포구, 은평구, 동대문구, 동작구, 강북구 등에서 총 24곳에 이른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신규 입주 아파트가 거의 없는 강북권까지 전셋값이 대체로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전반적인 내수경기 침체로 이사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국지적 상승이 예견되는 일부 지역을 빼곤 안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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