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관문인 입추와 처서를 지나고도 사그러들 줄 모르는 9월 늦더위가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15일 낮 최고기온은 서울 29.7도를 비롯, 철원 29.4도, 청주 29.3도, 대전 28.2도, 대구 27.5도 등으로, 평년 기온보다 3~4도 가량 높았다.
서울의 경우 이 달 1~15일 낮 최고기온은 사흘을 빼고 모두 28도 이상(30도 이상 4일)을 기록, 21~24도에 머물던 예년보다 훨씬 더운 날씨를 보였다.
추석 때 차례를 지낸 가정에선 제수 음식 관리에 애를 먹었다. 회사원 김모(46)씨는 "추석 전날 만든 제수 음식을 냉장용 박스에 넣어 고향에 내려갔는데 땡볕 더위에 얼음이 녹아 음식이 상하는 바람에 다시 만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주부 이모(60)씨는 "전이나 생선, 탕 등이 상할까 싶어 이번엔 집에 모인 가족들이 먹을 만큼만 장만했다"고 말했다.
반면 의류, 빙과류 등 계절성 상품은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빙과업계 관계자는 "아이스크림 매출은 원래 8월15일 이후로 점점 떨어지는데 올해는 9월 중순에도 8월 판매 수준을 유지하며 예년보다 30~40%의 매출 증가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늦더위는 일러도 다음주까지는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15일 기상청의 날씨 예보에 따르면 이번 주 중 낮 최고기온은 서울 26~30도, 대전 27~29도, 광주ㆍ전주 29~30도, 대구 27~30도, 부산 26~28도 등으로 예년의 23~26도 보다 3~4도 높을 것으로 관측됐다.
기상청 김영화 통보관은 "중국에서 발생한 이동성 고기압이 저기압과 교대로 동진하는 것이 가을철의 일반적 기압 패턴"이라며 "그러나 올해는 한반도 상공의 고압대가 동쪽 고압대와 남쪽 태풍 '실라코'에 막히면서 정체,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타이완 북쪽 해상에 있는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다음주에야 평년 기온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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