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핵과 군부를 안정적으로 통제하고 있는 김 위원장이 당장 권좌에서 물러나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김 위원장의 쾌유를 바라지 않고 있지만 그가 핵 통제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물러나는 것도 원치 않고 있다고 부시 행정부 내부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 같은 ‘이중심리’는 핵 보유국인 북한이 권력 공백 상태로 정치적 혼란에 빠질 경우 핵무기가 외부에 판매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정보분야 고위 관계자는 “미 정부의 관심은 김 위원장 이후 북한 내부에서 핵 통제권을 누가 가질 지 여부”라며 “그러나 군부가 핵을 통제할 경우 큰 걱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테러리스트에게 핵 무기를 판매하면 곧바로 보복이 취해진다는 점을 군부가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NYT는 “미 정부가 김 위원장을 마지 못해 선호하는 것도 핵 통제 때문”이라며 “이번 사태로 북한에 대한 미 정부 관리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도 “김 위원장의 부재는 그의 철권통치보다 국제사회에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미 정부는 북한에서 권력을 승계할 때 예기치 못한 위기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과 미국 정부가 북한 내 돌발상황에 대비한 계획을 세웠지만 군사적인 조치가 빠져 있는 등 북한의 체제 붕괴에 대비한 실질적인 비상계획은 마련해 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관리하는 것도 문제지만 심각한 건강 이상으로 갑자기 핵무기를 통제하지 못하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미 정부의 걱정이다. 뉴스위크는 “부시 행정부는 김 위원장의 건강이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호전되지 않더라도 북한이 순조롭게 집단지도체제를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정부의 희망사항을 전했다. 미국은 김 위원장이 물러나 북한이 극도의 혼란에 빠지더라도 대규모 난민 유입을 원치 않는 한국과 중국이 상황을 안정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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