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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9월 위기설 넘기니 또 미국 금융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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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9월 위기설 넘기니 또 미국 금융위기

입력
2008.09.16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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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위기가 재발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거센 폭풍우에 휩싸이고 있다. 미국 제3위의 투자은행(IB)인 메릴린치가 추석 연휴기간 미 최대 소매은행인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에 전격 인수되고, 유동성 위기를 겪어온 제4위의 IB인 리먼 브러더스가 새 주인을 찾지 못해 파산 신청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고, 10개 은행이 700억 달러의 펀드를 조성키로 하는 등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선 것도 미국 금융시장의 붕괴를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 대출) 부실로 이미 베어 스턴스가 모건 스탠리에 인수됐다. 미국 2대 모기지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도 공적 자금이 투입된 데 이어 리먼과 메릴린치 발 2차 금융 쇼크가 월가를 강타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 금융위기 재연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우리 경제에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미국 IB들의 급속한 구조조정이 증시 환율 금리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시장 안정화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만기 도래하는 외국인 보유 채권의 일시 상환설로 금융시장이 초토화했던 '9ㆍ11 금융위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선제적 정책 대응이 긴요해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셀 코리아(한국주식 및 채권 매도)'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장 참여자들에게 확고한 신뢰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 환율정책이 종전처럼 오락가락하고, 외환시장 수급마저 불안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은 신용경색이 일어나지 않도록 유동성 공급 확대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정부는 리먼 브러더스에 대한 국내 금융회사들의 투자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해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는 데 힘써야 한다.

정부는 미국 금융쇼크가 우리 경제의 실물 및 금융불안과 겹쳐 위기를 증폭시키지 않도록 내부의 환부를 도려내는 데도 역점을 둬야 한다. 환란 이후 최악의 미분양 물량 누적과 거래 마비에 따른 건설산업의 위기 해소 방안을 서두르고, 고금리와 자금난에 시달리는 중소 기업들이 흑자 도산하는 일이 없게 자금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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