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아 거동이 불편한 상태라면 자신이 요양하는 곳으로 측근들을 불러 구두로 지시하는 '병상 정치'가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그를 받들어 북한을 주도하고 있는 권력 엘리트는 누구일까.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핵 문제는 강석주 외무성 1부상, 남북관계는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핵심 참모이지만 김 위원장이 결심을 해야 모든 일이 굴러가는 구조"라며 "김 위원장의 지시를 직접 받고, 군ㆍ당ㆍ정으로 돌아가 이를 집행하는 측근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군부와 국방위는 현재 북한이 선군정치를 주창하고 있고, 국방위가 이를 관장하는 상황이어서 주목을 받는다. 국방위원은 8명이 있는데 조명록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1부위원장도 겸임한다. 하지만 그는 올해 80세이고 신장병을 앓고 있어 사실상 2선으로 물러났다는 평가다.
그래서 인민군 총참모장에서 국방위 부위원장으로 옮긴 김영춘 차수가 가장 핵심이라는 평가다. 조 부위원장을 대신해 사실상 인민군을 관장하며 김 위원장을 보좌하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김 부위원장보다 계급은 낮지만 김 위원장의 현지 지도를 대부분 수행하는 군부 측근 3인방도 실세다. 인민군 총정치국 상무부국장에서 국방위 상무부국장으로 옮긴 현철해 대장, 인민군 총참모부 작전국장에서 국방위 행정국장으로 승진한 이명수 대장, 인민무력부 대외사업 담당 부부장을 맡고 있는 박재경 전 인민군 총정치국 부총국장이 그들이다. 올해 62세인 김정각 총정치국 1부국장도 북한 군부에서 떠오르는 별로 꼽힌다.
노동당에서는 선전 업무를 담당하면서 올 들어 김 위원장의 현지 지도를 가장 많이 수행한 김기남 비서, 군수공업 및 핵 개발을 담당하면서 국방위 위원까지 겸직하고 있는 전병호 비서가 수시로 김 위원장과 대화하는 핵심 측근들이다. 대남 업무 및 북미관계를 관장하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강석주 김계관 부상 등 외무성 핵심 인사도 우리와 관련이 깊다.
노동당의 핵심 조직으로 김 위원장이 부장을 겸직하고 있는 조직지도부의 1부부장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직지도부는 노동당 중앙당과 군부 등을 통제하는 기구인 만큼 이용철 이제강 1부부장의 권한이 막강하다는 평가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헌법상 국가 수반이고 권력 서열도 2위지만 얼굴 마담 성격이 강하다. 육해운상 출신의 김영일 총리도 테크노크라트로 권력 핵심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친족 그룹도 무시할 수 없다. 김 위원장의 매제(여동생 김경희 노동당 경공업부장의 남편)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가장 관심이다.
차남 김정철의 어머니인 고영희의 견제로 2004년 실각했다 2년 만에 복귀한 그는 보위부와 인민보안성(경찰) 등을 관장하는 당 행정부장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김 위원장의 4번째 부인인 김옥 국방위 과장도 병상을 지키며 사실상 비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고위 외교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직접 결정을 못한다면 장성택 부장, 김옥 과장, 군부 소수 실세 중심으로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고 전했다.
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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