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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웃고… 돕고… 가슴 열고 명절 짜증지수 사르르~유쾌지수는 두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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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웃고… 돕고… 가슴 열고 명절 짜증지수 사르르~유쾌지수는 두둥~실

입력
2008.09.12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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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솔잎 묻은 오려송편, 휘영청 밝은 달, 오순도순 이야기, 따뜻하고 나른한 포만감….

다 거짓말이다. 적어도 나에게, 그리고 당신에게 그런 한가위는 없다. 언제 있기나 했는지 기억도 가물하다. 할머니가 쌈지에서 꺼내 주시던 오백원, 천원을 받던 때는 그랬을까. 명절은 무척 버거운, 그러나 피해 가기 힘든 고통일 뿐이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은 묵은 갈등을 들춰내고 비수 같은 말을 덕담처럼 건넨다. 부엌데기 노동의 강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들어가는 돈은 또 왜 그리 많은지. 출발부터 귀경하고 나서까지 끓어오르는 짜증, 그리고 짜증. 곧 닥쳐올 화를 다스릴 방법을 소개한다.

■차를 버리고 싶다! 귀성ㆍ귀경길 체증

녹초가 된 굳은 얼굴로 고향집 대문에 들어서지 않은 적이 있었을까. 88만원 세대에게나 선택받은 1%에게나 똑같이 공평한 것이 있다면 귀성길 차가 막힌다는 사실이다. 도로공사의 조사에 따르면 이번 명절에도 자가용을 이용하는 귀성객이 78.6%. 연휴 기간마저 짧아 길에서 받을 스트레스는 더 클 게 뻔하다. 안타깝게도 피해 갈 방법은 없다. 덜 고생할 방법을 찾는 수밖에 없다.

도로공사 홈페이지(www.ex.co.kr)와 교통정보 포털사이트(www.roadplus.com)를 살펴보면 어느 길이 어느 시간에 막힐지 대략 감을 잡을 수 있다. 최근 3년 동안의 추석 연휴 교통량을 분석해 노선별, 시간대별 정체 예상 구간을 표시해 뒀다. 우회할 수 있는 국도와 지방도도 검색해 볼 수 있다. 귀성길에 나서기 전 메모해 두면 짜증의 상당 부분을 덜 수 있다.

망개방 무선인터넷 서비스인 오픈넷도 유용하다. 휴대폰에서 ‘2504’를 누른 뒤 각 통신사별 무선인터넷 버튼을 누르면 고속도로 교통 상황과 교통 속보를 실시간으로 받아 볼 수 있다. 정보 이용료는 무료. 이와 별도로 각 통신사는 도로별 체증 상태를 감안한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니가 해라 설거지! 며느리 증후군

누가 뭐래도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은 며느리들이다. 명절 즈음에 며느리가 보이는 증세는 짜증을 넘어서 치료가 필요한 질환에 가깝다. 의료계는 이를 우울증의 일종으로 분류한다. 차례상 마련과 손님 접대 등 과도한 가사 노동은 맞벌이와 가사 분담에 익숙한 신세대에게 참기 힘든 스트레스다. 빠듯한 형편에도 인사는 빼 놓을 수 없는 사정도 한몫한다. 복잡한 내면을 감춘 채 ‘좋은 며느리’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강박감도 우울증 발현의 직접적 원인이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해소 방안은 환기 효과와 대화다. 환기 효과란 갈등이 있는 대상을 만나기 전에 제3자에게 갈등 상황을 털어 놓는 것이다. 전홍진 교수(삼성서울병원 정신과)는 “창문을 열어 탁한 공기를 맑은 공기로 바꾸듯 갈등과 아무런 이해 관계가 없는 이들과 대화하면서 미리 상황에 적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한 친구와 전화 통화를 하는 것만으로도 적잖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무조건 참지 말고 남편이나 친지들에게 느낀 생각을 솔직히 털어 놓을 필요도 있다. 가치관의 전환을 요구하는 어마어마한 용기가 필요할 것 같지만 소통의 힘은 의외로 강하다. 안산중앙병원 박유진 과장(정신과)은 “주부들은 노동 강도보다 당연히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압박감과 아무도 고마워하지 않는다는 소외감에서 더 큰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말했다. 절차와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서로에게 솔직할 수 있는 자세가 며느리 증후군을 이겨내는 길이다.

■누군 하기 싫냐! 취업ㆍ결혼 스트레스

최근 들어 고향 가기를 가장 꺼리는 계층은 취업과 결혼을 앞둔 젊은이들이다. 인터넷 취업 사이트 알바몬이 구직자 1,1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83.4%의 응답자가 ‘추석 연휴 동안 고향에 가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노처녀, 노총각이 받는 압박감은 더하다. 구직자에겐 눈치를 보던 친척들도 혼기를 놓친 사촌과 조카들에게는 잊지 않고 지청구를 늘어 놓는다.

이런 참견에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가는 친지들 사이에서 불온한 인물로 낙인 찍힐 수 있다. 대화의 주제를 다른 방향으로 돌리는 것이 가장 현명한 길이다. 어른들의 걱정에 어느 정도 부응해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실제 명절이 되면 결혼정보업체에 가입하는 싱글 남녀의 숫자도 평소에 비해 두 배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권 교수(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는 “여행을 가고 가족과 대화하는 등 ‘완충시간’을 가질 것”을 권했다.

● 연휴 건강관리더꼼꼼히 챙기세요

즐거워야 할 추석. 그러나 긴 이동 거리와 기름진 음식, 피부 접촉 등으로 건강을 해치기 쉽다. 鈒?연휴의 건강 관리 요령은 무엇일까.

■ 멀미가 날 때

차멀미가 심한 사람은 멀미약을 미리 준비한다. 먹는 약은 승차 전 1시간, 부착제는 최소 4시간 이전에 써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녹내장이나 전립성 비대증 환자는 조심해서 써야 한다. 멀미를 할 경우에는 옆으로 눕지 말고 차가 달리는 방향으로 좌석을 젖혀 눕는 것이 도움이 된다.

■ 2시간마다 휴식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차 안에 있으면 혈액 순환 장애가 일어날 수 있다. 밀폐된 공간의 공기는 쉽게 탁해져 졸음 운전을 유발하기도 한다. 최소한 2시간에 한 번은 차를 세우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긴 체증에 차에서 내리기가 여의치 않다면 앉은 자세로 스트레칭을 해준다.

■벌초하다 긁히면

날씨가 덥다고 반바지나 반팔 차림으로 일하다 보면 피부가 풀이나 나무에 스치면서 접촉성 피부염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나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들은 조심해야 한다. 가려움증이 생길 때는 긁지 말고 환부를 찬물이나 얼음에 담근다. 증상이 심해지면 병원을 찾는다.

■벌레, 뱀에 물리면

몸 속에 남아 있는 벌침을 제거해야 한다. 손톱으로 눌러 짜지 말고 신용카드 같은 플라스틱으로 밀어서 뺀다. 스테로이드나 항히스타민제 연고를 부위에 바르면 좋지만, 없을 경우 우유를 바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뱀에 물리면 상처 부위를 깨끗이 씻고 환부를 심장보다 높게 한 뒤 병원으로 간다. 물린 부위를 칼로 째거나 입으로 피를 빠는 것은 오히려 해롭다.

■기름은 되도록 적게

명절에 팔다리보다 고생하는 것은 소화기다. 칼로리가 높고 당분이 많은 음식 때문에 위장을 해칠 수 있다. 기름 사용을 되도록 줄이고 고기는 찜이나 조림으로 조리한다. 육류나 채소도 살짝 데친 후 볶으면 기름 흡수를 줄일 수 있다. 단맛을 낼 때도 설탕보다는 인공감미료를 쓴다.

■ 뒤늦게 오는 감기

성묘 후 1, 2주가 지난 뒤 감기 증상이 온다면 유행성출혈열, 렙토스피라, 쯔쯔가무시병 등을 의심해 봐야 한다. 해마다 이맘때면 전국적으로 수백 명의 풍토병 환자가 발생한다. 단순한 감기로 알고 넘기지 말고 반드시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 봐야 한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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