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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훈-하승진, 의기투합 두 거인… 추석 명절도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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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훈-하승진, 의기투합 두 거인… 추석 명절도 잊었다!

입력
2008.09.12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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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KCC서 '한솥밥'…연세대 11년 선후배사이 운명의 만남호흡 맞춘지 6개월 시즌 대비 구슬땀… 느리다고? 고공농구의 진수 보여주마!

가을의 냄새가 부쩍 짙어진 9월 초. 한가위를 앞둔 초가을의 산등성이는 더할 나위 없는 풍성함을 안겨주고 있었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의 산기슭. 한낮의 적막을 깨는 묵직한 함성이 저 멀리서 들려온다. 그 함성을 따라가니, 육척 장신들의 땀냄새로 가득한 KCC 체육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신도시 한복판에 이처럼 단절된 곳이 있을까 의아할 정도로 적막한 곳에 프로농구 전통의 명문 전주 KCC가 둥지를 틀고 있다. 그리고 한국 농구의 고공시대를 열어 젖힌 최고 스타와 한국 농구의 미래를 어깨에 짊어진 최고 신인이 그 곳에서 나란히 농구화 끈을 조여 매고 있다.

서장훈(34ㆍ207cm)과 하승진(23ㆍ222cm). 한국 농구의 두 거대한 축인 이들이 같은 유니폼을 입고 함께 땀을 흘리고 있다. "(하)승진이가 들어와 농구 말년이 편해졌다"고 여유로운 미소를 짓는 서장훈과 "어린 시절 우상과 같이 뛰게 됐다"며 연방 싱글벙글인 하승진. 지난 2003~04시즌 이후 4년 만에 소속팀 KCC의 우승을 위해 손을 마주 잡은 이들에게 한가위 연휴를 생각할 여유는 없다. 시즌 개막(10월31일)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한달 보름. 고공 농구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 본격적인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두 거인의 만남은 운명

하승진은 지난 1월29일 열린 2008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KCC 유니폼을 입었다. KCC 모자를 눌러 쓴 11년 후배를 바라보며 한국 최고의 농구 스타 서장훈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한국 농구 역사상 체격조건과 테크닉을 가장 완벽하게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서장훈. 222cm의 신장을 앞세워 한국인 최초로 미국프로농구(NBA) 무대를 밟은 하승진. 두 장신 센터가 KCC에서 호흡을 맞춘 지도 이제 6개월이 됐다. 연세대 11년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친형제와도 같은 찰떡 궁합을 과시하며 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부풀리고 있다.

하승진은 말한다. "장훈이 형이 있는 KCC에 입단한 건 저에게 더할 수 없는 행운이었어요. 농구는 물론이고 코트 밖에서의 모습 역시 배울 점이 많습니다. 2m가 넘는 거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스트레스가 많았어요. 하지만 장훈이 형이 많은 조언과 격려를 해줘 더욱 힘이 납니다."

하승진에게 서장훈은 이미 단순한 농구 선배의 존재 의미를 넘어서 있었다. 언제나 닮고 싶은, 아니 언젠가는 딛고 넘어서야 할 인생의 목표이자 마음의 위안을 주는 휴식 같은 선배. 하승진에게 서장훈은 이미 절대적인 존재나 다름 아니다.

▲고공 농구의 진수를 보여주마

서장훈과 하승진, 그리고 2m를 훌쩍 넘는 두 명의 외국인선수까지. KCC는 올시즌 4명의 2m대 장신 선수들을 앞세워 고공농구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런 KCC에 대해 '스피드가 지나치게 느려질 것'이라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서장훈은 단호하게 손가락을 내젓는다. "농구는 시합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180도 달라지는 경기입니다. 신장의 우위는 농구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로, 스피드의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거라고 봐요. 최강 동부의 스피드를 강점으로 꼽는 시선들이 많은데, 동부의 스피드는 10개 팀 중 최고가 아닙니다. 동부의 진짜 힘은 스피드가 아니라 김주성을 축으로 한 높이인 거죠"라는 그의 눈빛에는 자신감이 가득하다.

■하승진이 본 서장훈 "형은 타고난 슛쟁이"

국내 프로농구 무대에 첫 선을 보이게 될 하승진에게 '서장훈'이라는 이름 석자는 이상향이나 다름없다. 하승진이 갓 농구공을 잡기 시작했던 선일초교 6학년 시절, 하승진은 연세대에서의 화려한 날들을 뒤로하고 졸업식을 갖는 최고스타 서장훈을 보기 위해 무작정 연세대로 찾아갔던 무수한 팬들 중 한 명이었다.

하승진은 KCC에 합류한 이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오른 무릎 재활에 힘쓰고 있다. 이와 함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는 자유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매일 특별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그런 하승진에게 웬만한 슈터들보다 더 정확한 슛감각을 자랑하는 서장훈은 언제나 동경의 대상이다. 하승진은 "장훈이 형은 타고난 감각을 지녔어요. 슈팅도 그렇지만 수비할 때도 그저 형의 자세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도움이 됩니다"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서장훈이 본 하승진 "NBA 다시 도전해아"

한국농구의 미래를 책임질 든든한 후배?향한 서장훈의 애정은 각별하다. 한국인 최초로 NBA 무대를 누볐던 하승진. 그가 한단계 더 성장해 다시 세계적인 선수들과 자웅을 겨뤄야 한다는 것이 11년 선배 서장훈의 간절한 바람이다.

서장훈은 "승진이는 언제나 자신보다 작은 선수들과 부딪쳐야 한다. 이미 체격으로는 상대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누구를 이기고 어떤 성적을 내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본인이 선수로서 얼마나 레벨업이 되느냐가 더 큰 꿈을 이루는 데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NBA 무대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을 상대로 활약을 펼치는 후배의 모습을 서장훈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서장훈은 "아직 어리기 때문에 다시 NBA로 가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지금 여기서도 작은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정체될 수밖에 없다. 마음을 강하게 먹고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인=허재원 기자 hooah@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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