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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건강이상/ '휴민트(인적 정보)의 힘' 국정원 모처럼 으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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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건강이상/ '휴민트(인적 정보)의 힘' 국정원 모처럼 으쓱

입력
2008.09.12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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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정보 수집 과정에서 국가정보원의 역량이 돋보여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위독설과 실각설 등 내ㆍ외신을 통해 갖가지 이야기가 난무했지만 김성호 국정원장은 10일 국회 정보위 보고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부축하면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라고 마치 곁에서 지켜본 것처럼 답변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 등 주변국 정보에 비해 우위를 보인 것이다.

11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한 이상 징후를 지난달 중순 이미 포착하고 관련 정보를 꾸준하게 수집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였다. 국정원은 이 과정에서 9일 열리는 정권 수립 60주년 행사에 김 위원장이 참석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일찌감치 내놓고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국정원이 모처럼 대북 문제에서 성과를 올린 것은 직접 정보를 수집하는 휴민트(HUMINTㆍ인적 정보)에 의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지난달 초 이후 김 위원장이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나타내지 않자 곧바로 베이징(北京)과 단뚱(丹東) 등 북한 주민들의 왕래가 잦은 지역의 정보원을 통해 관련 정보 수집에 들어갔다. 또 개성과 평양을 수시로 왕래하는 기업인들을 통해서도 김 위원장의 동향을 체크하는 등 공식ㆍ비공식 라인을 총동원했다.

미국과의 공조를 통해 인공위성 및 정찰기 등을 이용한 정보 수집에도 나섰다. 군사 이동 등 규모가 큰 움직임에는 최첨단 기기가 위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 등 평양 내부의 은밀한 정보 파악에는 별 소용이 없었다. 이 때문에 국정원은 휴민트에 더욱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중국과 프랑스 의사들이 평양에 들어갔다는 첩보가 흘러나왔고, 국정원은 중국 측 첩보망을 통해 이 사실을 확인하면서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최종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북한 군 동향에서는 별다른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고 북한 실세들의 움직임에도 이렇다 할 변화가 없어 최종적으로 김 위원장의 정치적 영향력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휴민트에 의해 개가를 올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김 위원장 건강상태 같이 민감한 내용은 사람을 통해 듣는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한마디를 듣더라도 미국이나 중국보다는 한국이 이해가 빠르고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사태에서 앞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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