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추석 연휴라지만 극장가는 예년처럼 대목을 기대한다. 극장들의 대박 염원에 화답하듯 개봉 영화들도 양적으로 풍성하다. 사극 형식의 블록버스터와 홍콩 누아르를 방불케 하는 미국 액션 영화, 개성만점의 일본 영화 등이 상차림에 올랐다. 추석 관객들의 발길을 기다리는 개봉 영화 11편을 테마별로 정리했다.
화끈한 액션을 맛보고 싶다면
한국형 블록버스터를 맛보고 싶다면 <신기전> 을 권한다. 조선 세종 당시 최첨단 무기인 다연발 로켓의 개발 과정을 줄기로 로맨스와 액션, 코믹 코드를 붙였다. 영화 한편으로 다양한 장르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자 단점이다. 첨단 비밀 무기 개발로 대국에 맞선다는 내용이 민족주의적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지만 축구 한일전 관람에도 시큰둥하는 요즘 젊은층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신기전>
소지섭의 복귀작인 <영화는 영화다> 도 액션을 밑바탕으로 하고 있다. 깡패 같은 영화배우와 영화배우 뺨치는 외모의 깡패가 우여곡절 끝에 함께 연기하면서 벌어지는 갈등을 다뤘다. 김기덕 감독이 제작, 투자하고 그의 연출부 출신인 장훈 감독의 데뷔작으로 극단적인 설정과 강렬한 이미지가 인상적이다. 다소 투박한 만듦새와 현실성의 결여가 약점. 영화는>
외화 중에선 니컬러스 케이지의 <방콕 데인저러스> 가 선봉에 섰다. 미국에서 방콕으로 건너 온 킬러의 목숨을 건 임무 수행 과정을 담았다. 숱한 총격전 장면이 1980년대 홍콩 누아르 영화를 연상시킨다. 방콕의 이국적인 풍경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킬러와 벙어리 약사의 사랑도 이색적이다. 너무나 많이 본 듯한 장면이 거슬린다. 방콕>
<스타워즈> 시리즈의 별전이라 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스타워즈 : 클론전쟁> 도 화끈한 액션 장면이 스크린을 채운다. 훗날 악의 화신 다스베이더로 변신하는 아나킨 스카이워커와 그의 제자 아소카 타노가 악의 제국에 맞서는 모험을 다뤘다. 실사를 방불케 하는 세밀한 묘사가 압권이지만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이야기 전개는 다소 심심하다. 스타워즈> 스타워즈>
미치도록 웃고 싶을 때
한바탕 웃음으로 시름과 스트레스를 날리고 싶은 관객들을 위한 영화도 극장가를 장식한다.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활약 중인 김수로 주연의 <울학교 이티> 가 가장 눈여겨 볼 만하다. 눈을 치켜 뜬 채 과장된 목소리로 웃음을 자아내는 김수로의 '원맨쇼'가 주축을 이룬 영화. 이한위 등 조연들의 감초 연기도 쏠쏠한 재미를 던진다. 울학교>
'프렌치 웨스턴'을 표방한 프랑스 영화 <빅 시티> 도 웃음을 무기로 관객몰이에 나선다. 미국 서부 개척 시절 마을의 모든 어른들이 인디언 소탕에 나선 뒤 아이들이 어른 행세를 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다. 프랑스어를 사용하고 아이들이 주인공이라는 점이 웃음의 포인트지만 독창성보다는 서부극의 클리셰를 반복하는 데 집중한다. 빅>
일본 영화 <텐텐> 은 폭소보다 미소에 방점을 찍는다. 도쿄 산책에 동행하는 조건으로 100만엔을 내건 빚쟁이와 대학 '8학년' 남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도쿄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재미는 덤. 다소 엉뚱한 이야기 전개에 당황할 수도 있다. 또 다른 일본 영화 <꽃보다 남자> 는 로맨틱 코미디로, 인기 그룹 리더의 좌충우돌 사랑을 담았다. 꽃보다> 텐텐>
뮤지컬, 만화 등을 극장서 즐겨라
메릴 스트립과 피어스 브로스넌이 주연한 <맘마미아> 는 동명의 뮤지컬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 스타 캐스팅에다 무대의 한계를 뛰어넘는 시공간의 배열이 눈길을 잡는다. 특히 짙푸른 지중해의 숨결이 들릴 듯한 화면이 근사하다. 주연 배우들의 노래는 귀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지만 관객의 가슴을 휘어잡지는 못한다. 7,000원으로 명작 뮤지컬의 결을 느낄 수 있는 점이 최대 장점. 맘마미아>
일본 영화 <20세기 소년>은 동명의 장편만화를 원작으로 한 블록버스터다. 세계 정복을 꿈꾸는 신흥 종교의 교주가 어린 시절 친구들의 삶에 틈입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가 시종 긴장감을 준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밀도를 더하는 서스펜스도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원작을 재해석하기보다 그대로 전달한 점이 아킬레스건.
다큐멘터리 <지구> 는 46억년을 살아 온 지구의 삶을 담았다. 지구가 한 행성과 충돌한 후 생명의 요람으로 탄생한 과정을 시작으로 태양을 따라 멀고도 긴 여행을 반복하는 수많은 생명체의 모습을 그렸다. 지구>
라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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