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신도시·재개발 새 아파트 단지마다 끊이지 않는 '學區 잡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신도시·재개발 새 아파트 단지마다 끊이지 않는 '學區 잡음'

입력
2008.09.10 04:17
0 0

신도시 건설이나 재건축ㆍ재개발 사업 등으로 곳곳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학구(學區)조정 문제로 해당 교육청과 학부모들 사이에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자녀를 가깝고 좋은 학교에 보내겠다는 부모들과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서는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교육청의 입장이 충돌하며 집단민원이 속출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실정이다.

서울 성동구 행당동 대림ㆍ한진 아파트 주민 20여명은 9일 오전 성동교육청 앞에서 '학구조정 결사반대' 등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1주일 넘게 시위를 벌이고 있는 주민들의 요구는 내년 취학하는 자녀들을 가까운 행현초교에 배정해 달라는 것이다.

성동교육청은 지난달 7일 대림아파트 3,404세대 중 1,739세대, 한진아파트 2,851세대 중 1,000세대의 배정 초등학교를 내년부터 기존 행현초교에서 금북초교로 바꾸는 내용의 학구조정안을 발표했다.

행현초교의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조치였다. 성동교육청 재정과의 최성식 팀장은 "현재도 행현초교는 학급당 41명으로 교육과학기술부의 초등학교 적정 학생 31명을 크게 웃도는 과밀학급인데 두 아파트 거주 내년 입학예정자 290여명을 모두 받으면 50명이 넘는 초과밀 학급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충분한 의견수렴이 없었다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주부 이모(37)씨는 "금북초교에 가려면 편도 4차선 도로 두 개에 2차선 도로까지 건넌 뒤 언덕길을 올라야 해 20분이 족히 걸린다"면서 "5분 거리의 행현초교를 두고 왜 우리 아이들을 위험한 통학길로 내모느냐"고 따졌다.

학부모들의 반발에는 지난 2005년 문을 연 행현초교가 영어마을을 운영하고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이 일대 주민들이 선호하는 학교라는 점도 작용했다.

문도 열지 않은 학교를 놓고 갈등 조짐이 나타난 곳도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의 파라곤, 하이페리온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 인근에 내년 개교 예정인 목운초교가 대표적인 예다.

목운초교가 '최신 시설을 갖춘 고급학교'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교육청에는 벌써부터 입학 및 전학 관련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주부 오모(38)씨는 "10월에 학구조정이 이뤄진다는데, (목운초교 배정에서) 우리 아파트가 제외된다면 주민들이 집단 민원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당국은 학구조정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기피 학교에 대한 재정 지원과 공동학구 지정을 통해 학교를 선택하도록 하는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큰 효과가 없다.

재정 지원에 한계가 있다 보니 선호도 높은 학교에 선택이 집중되고 위장 전입도 성행해 과밀학급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5년 대도초교와 개일초교 사이의 학구 문제로 갈등을 빚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경우가 그렇다.

강남교육청이 지난해 이 지역을 공동학구로 지정했는데, 타워팰리스, 동부 센트레빌 등 부유층 주민 자녀들이 대도초교로 몰려 전체 학급 53개에 학급당 40명을 넘는 '콩나물 학교'가 돼버렸다.

강남교육청 관계자는 "위장전입을 통해 입학하는 학생들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다시 학구조정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주민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강희경 기자 kbstar@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