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태국 헌재, 사막 총리직 박탈… 7개월만에 불명예 퇴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태국 헌재, 사막 총리직 박탈… 7개월만에 불명예 퇴진

입력
2008.09.10 04:17
0 0

태국 헌법재판소가 9일 사막 순다라벳 총리에 위헌 판결을 내림으로써 태국 정국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의회는 향후 30일 이내에 국정을 이끌어갈 새 총리를 선출해야 하며 신임 총리는 각료들을 임명해 새 내각을 구성해야 한다. 새 총리가 선출될 때까지는 과도정부가 국정을 이끌게 되며 솜차이 옹사왓 현 제1부총리가 임시 총리를 맡는다. 현재의 각료들도 과도 정부에서 기존의 직위를 유지한다.

현재로서는 사막 총리가 물러나더라도 그가 다시 총리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사막 총리가 이끄는 집권여당 국민의힘(PPP)의 지도부가 이날 헌법재판소 판결 직후 비상대책회의를 갖고 "사막 총리를 총리 후보로 다시 지명키로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막 총리가 조만간 PPP의 총리 후보로 지명돼 의회 투표를 거쳐 총리에 재선임될 가능성이 높다. 사막 총리가 속한 PPP 중심의 6개 정당 연합은 480석 중 315석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사막 총리가 재선출되면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국민민주주의연대(PAD)의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것이어서 시위대와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하다. 중산층 세력이 이끌고 있는 PAD는 지난해말 총선 승리로 집권한 사막 총리가 부패 혐의를 받다 쿠데타로 퇴진한 탁신 치나왓 전 총리의 꼭두각시라며 퇴진을 요구해왔다.

9일로 보름째 정부청사 점거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PAD 중심의 반정부 시위대에는 그렇지 않아도 지지세력이 속속 합류하고 있다. 9일 전국 80개 대학의 재학생 4,000여명은 3일간 수업을 집단 거부하겠다고 선언하고 PAD의 시위에 동참, 사막 총리 정권의 실정을 비난하는 연극 공연과 퍼포먼스를 했다.

태국의 대표적 젊은 지식인 계층인 대학생이 PAD에 합류하면서 시위는 한층 힘을 얻는 양상이다. 위룬 탕차로엔 나라티왓 대학 총장은 "수업 거부와 반정부 시위 가담 여부는 학생들이 스스로 결정할 사안"이라며 "그들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외에 일부 고교생들도 시위 동참을 선언한 상태다. AFP통신은 "시위대가 청사를 점거하면서 사무실을 잃은 공무원들이 일손을 놓고 있어 사실상 업무 마비 상태"라고 보도했다.

태국 영문 일간 방콕포스트는 "사막 총리가 대학생과 고교생까지 시위에 참가하고 군부의 중립 선언으로 막다른 골목에 내몰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사막이 다시 총리로 선출될 경우 예상되는 극심한 정국 혼란을 우려, 집권 여당 출신의 다른 인사를 새 총리로 선출하는 방안, 야당 중심의 연립 정부를 구성하는 방안 등이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다.

정국이 혼미를 거듭하면 군부 쿠데타가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태국에서는 그 동안 정치가 혼란스러울 때마다 쿠데타가 발생했다. 모두 열 일곱 번이나 일어난 쿠데타를 통해 군부는 민간 정치에 개입해왔다.

방콕포스트는 8일 군 고위 인사를 인용, "태국 국방장관의 참모인 솜젯 분타놈 장군이 '민주적 수단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국가가 마비되면 군의 개입은 필연적'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민주 기자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