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이 9일 시작된다. 다음달 초 본입찰에 앞서 실시되는 이번 예비입찰은 GS, 포스코, 한화, 현대중공업 등 4개 인수 후보군들이 서로의 전략을 탐색하는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다. 예비입찰이기는 하지만 인수가격과 자금조달 방법, 시너지 효과와 인수 후 발전 계획 등 구체적인 인수 로드맵을 써 내는 만큼 신경전 역시 치열하다.
특히 각 후보군들은 예비입찰과 동시에 본 입찰까지 남은 시간동안 시장으로부터 우호적인 분위기를 이끌어 내려는 여론전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다. 인수가격에 큰 차이가 없고, 시너지 효과도 이미 시장에 충분히 알린 만큼 기업의 사회적 이미지가 인수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현재 분위기만으로 보면 2강 2약의 판세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와 한화의 경우 순조로운 분위기를 느끼고 있는 반면 GS와 현대중공업은 뜻하지 않은 악재를 맞아 진화에 부심중이다.
포스코는 인수전 초반 공급이 절대 부족한 후판 공급처 확보를 위해 조선업체를 인수하려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플랜트 부문과 포스코의 자원확보 시너지 효과에 초점을 맞추고, 광양제철소 유휴 부지에 신규 조선소를 만들겠다는 반짝 아이디어를 내놓으며 여론의 반전을 이끌어냈다.
한화도 후발주자의 핸디캡을 딛고 유력 후보로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김승연 회장이 직접 나서 강력한 인수 의지를 밝히고, 시장의 우려를 샀던 자금조달 문제도 대한생명 문제를 매듭지으면서 탄력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 양대 기업 역시 대우조선해양의 최종 주인이 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않다. 포스코의 경우 주주들의 동의 여부와 경영진의 안정성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고 한화의 경우 시너지면에서 다른 기업과 차별화하기 어렵다는 점이 부담이다.
당장 어려움에 처한 기업은 GS. GS칼텍스의 고객정보 유출 사건으로 자칫 대우조선 인수전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질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GS그룹은 사실 지난 3년간 후보들 중 가장 많은 준비를 하고 시너지 효과와 기업의 사회적 이미지에서도 선두권을 형성해 왔다. GS그룹은 따라서 이번 사건과 대우조선 인수는 별개의 문제라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본 입찰 때까지 남은 한달 동안 기존 대우조선 발전 전략을 가다듬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중공업도 순조롭지는 않다. 8조5,000억원에 달하는 풍부한 현금과 세계조선업계 1위라는 명성을 앞세워 인수에 나섰지만 갑작스럽게 인수전에 참여하게 된 이유와 향후 조선업 경기 하강 우려에 대해 시원스런 답을 내놓지 못하면서 시장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동종업체의 인수에 반대하며 현대중공업의 실사저지를 하겠다는 강경입장을 밝혀 우호적 여론 형성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비입찰에 참여 중인 한 컨설팅사 관계자는 "인수 후보군들이 내로라 하는 굴지의 그룹들인 만큼 자금력이나 사업계획 등 서류전형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사실상 힘들 것"이라며 "본 입찰 때까지 남은 한달간 시장으로부터 우호적 여론을 이끌어내는 것이 당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전망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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