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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환의 야구 이야기] 프로야구 선수의 한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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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환의 야구 이야기] 프로야구 선수의 한가위

입력
2008.09.10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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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추석에 프로야구는 열린다. 프로스포츠, 특히 1주일에 팀당 6경기를 소화하는 프로야구는 남들이 쉴 때 경기를 해야 된다. 그것이 팬들을 위한 서비스이자 의무이다.

설에 비하면 그래도 추석은 나은 편이다. 운 좋게 홈 경기가 걸리면 집에서 송편이라도 몇 개 집어 먹고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음력 설은 해외전지훈련 기간이라 호텔에서 토스트에 계란 프라이, 우유로 아침을 먹어야 한다. 구단의 세심한 배려로 떡국을 먹고 차례를 지낼 수 있다면 그나마 명절 기분을 조금 낼 수 있다.

매년 그렇듯 프로야구는 추석을 즈음해서 치열한 순위싸움이 벌어진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1위와 6~8위는 거의 결정이 났지만 2~5위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끝까지 가봐야 순위가 갈릴 수도 있다. 해당 팀들은 명절을 생각할 겨를도 없을 것이다.

현장의 감독, 코치, 선수, 구단 직원들에게는 피를 말리는 승부지만, 팬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볼거리이자 즐거움이다. 이번 추석연휴 때 어느 해보다 많은 팬들이 야구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프로야구 현장에서만 30년 가까이 살아온 필자에게도 명절은 언제나 '남의 나라 일'이었다. 호텔에서 명절을 보낸 게 열 손가락으로는 턱없이 부족할 지경이다.

어디 그뿐인가. 집에서 차례는 어떻게 지내는지, 송편은 만드는지, 가래떡은 얼마나 하는지, 나물은 몇 가지나 준비하는지 늘 관심 밖이었다. 설령 관심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 모든 것이 '능력' 밖에 일이었다.

올해 MBC ESPN에서 방송해설을 하면서 많은 것을 느낀다. 그 동안엔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요즘엔 주위도 돌아보는 여유가 생겼다. 이번 추석에는 모처럼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게 됐다.

선수 여러분, 행복한 추석 되시길.

전 KIAㆍ삼성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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