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125만 명의 개인정보망이 또 허물어졌다. 적게는 수백만 명, 많게는 1,000만 명 이상의 주민등록번호와 신상명세가 해킹 등으로 새어나간 일이 수 차례 있었으나 이번 GS칼텍스의 고객정보 유출은 그보다 훨씬 심각하다. 내부의 직원들이 전문성을 악용하여 스스로 정보를 끌어 모았고, 이를 적극적인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려 했다. 직원들의 파렴치한 의식은 물론이거니와, 이들을 고용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의식과 관리ㆍ감독 시스템이 형편없이 낮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미 2월에 인터넷 상거래 업체인 옥션에서 1,080만 명의 회원정보가 유출돼 현재 수만 명의 피해자가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굳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여길 수 있었던 것은 그 사건이 외부의 해킹에 의해 이뤄진 것이어서 업체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적극적인 내부 정보'는 비교적 덜 나갔다는 대목이다. 하지만 GS칼텍스의 경우 내부 직원이 고객정보를 알뜰하게 취합하고 수집했으니, 그로 인해 수반될 피해는 외부의 해킹과는 차원이 다를 것이다.
고객의 개인정보가 생명인 업체의 경우 그것을 관리하는 일은 본질적인 문제다. 수천~수만 개의 제품을 만들었는데 종업원의 과실로 몇 개의 불량품이 생긴 것과는 비교할 바가 아니다. 고객에 대한 서비스가 곧바로 기업의 수단이며 목적인 GS칼텍스가 윤리경영을 강조해왔으면서도 그러한 정보 관리에 이 정도로 소홀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GS칼텍스에 수집된 고객 1,125만 명이라면 실제로 대한민국 전 국민의 신상정보에 버금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돈을 많이 벌어 이윤 창출의 토대인 사회에 일부를 공헌하고 환원하는 것만이 아니다. 시민의 건전한 책임과 의무가 권리주장의 전제이듯, 기업의 이윤추구는 사회적 책임을 바탕에 두어야 한다. 인터넷 시대의 개인정보는 사회적 인권과 직결되는 문제다. 정부가 법을 만들고, 단속하고 처벌하는 것은 최소한의 규제이고, 오히려 그 다음이다.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활용하는 기업이 원초적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비단 이번 일만이 아니다.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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