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주가 프랑스 와인처럼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술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국내 전통주 업계 선두주자인 국순당의 배중호(55) 사장은 한국일보ㆍ석세스TV 공동인터뷰에서 "우리 전통주는 세계 애주가들이 찾는 대중적인 술로 성장할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고, 머지 않아 그렇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전통주의 특장점으로 고유한 맛과 다른 어느 술에서도 찾기 힘든 영양소를 비결로 꼽았다.
"우리 전통주 제조기법의 비결은 누룩입니다. 발효된 누룩을 사용해 나오는 담백한 맛과 향이 일품입니다. 또 깎은(도정) 쌀로 만들어 탄수화물뿐인 일본 사케와 달리 우리 전통주는 생쌀을 그대로 발효하기 때문에 몸에 좋은 영양분이 살아 숨쉬는 술입니다." 배 사장은 "조선말기 600여개 종류가 넘었던 전통주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20여 종으로 줄었다"고 아쉬워하며 "민간 기업으로써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가 우리 전통주 연구 및 알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배 사장은 최근 2~3년 사이 전통주의 인기가 주춤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전통주 업체 탓이 제일 크지만 소주의 궤도 이탈(?)도 한 몫을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통 소주는 증류소주인데 요즘 소주는 도수를 낮춰 알코올에 물과 감미료를 타는 희석식이어서 단맛만 나고 톡 쏘는 소주 고유의 술 맛은 사라졌다"며 "전통주와의 알코올 도수 차이도 10도에서 6도로 줄어 전통주가 타격을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종가세(가격에 대해 매기는 주세)가 적용되는 현행 주세 제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배 사장은 "외국은 알코올 소비를 줄인다는 취지에서 도수가 높은데 높은 세금을 매기는 종량세인데 반해 우리는 가격에 매기는 종가세"라며 "좋은 술이 나오기 위해서는 알코올 도수에 따른 종량세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 사장은 향후 관광과 문화 분야로의 신사업 진출 계획도 공개했다. "국순당의 비전과 미션은 우리 전통 문화를 계승 발전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술을 하나의 문화코드로 받아들이는 것이지요. 또 다른 신규 사업으로 한방병원 분야 진출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는 내년에 국내 최초로 주조 전용 쌀로 만든 설갱미 백세주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 사장은 "확대배양 등 7년간의 연구 과정 끝에 주조 전용인 쌀인 설갱미를 사용한 전통주를 내놓을 계획"이라며 "전용 쌀을 사용해 첨가하는 재료의 맛을 살릴 수 있어 전통주를 한단계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남동생인 배영호 배상면주가 사장과 여동생인 배혜정 누룩도가 대표 등으로 흩어져 각자 경영하는 전통주 가문을 통합 운영하는 게 어떠냐"는 질문에 그는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해보자는 제의도 했는데 쉽지는 않다"며 "서로 경쟁하면서 함께 발전해 나가는 것도 한 방법이기도 하다"며 말을 맺었다.
*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한국일보 자회사인 케이블 방송 석세스TV의 '송영웅 기자가 만난 위대한 CEO'(연출 장훈철ㆍ월요일 오전10시30분, 수요일 오전10시, 금요일 오후2시30분) 코너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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