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주택 기준 상향 조정과 양도세 완화를 골자로 한 '9ㆍ1 세제개편안'의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 '버블세븐지역' 아파트값이 오히려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고금리 영향과 주택담보대출의 규제가 그대로 묶여 있어 주택 매입이 어려운 데다, 양도세 인하에 따른 매물이 한꺼번에 풀릴 경우 아파트값이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부 매도자들이 양도세 감면 또는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 내년 이후로 매도 시기를 늦추며 매물을 회수하고 있지만 주택 수요 증가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5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버블세븐 지역에 포함된 서울 강남구는 이번 주 들어 0.12%가 떨어졌으며 서초구(-0.15%), 양천구(-0.15%), 송파구(-0.08%) 등도 약세를 주도했다.
경기 평촌은 일주일새 0.14%나 떨어지며 하락폭이 전주(-0.07%)의 두 배에 달했다. 호계동 무궁화한양 105㎡(32평)형의 경우 일주일만에 1,300만원 하락한 4억~4억6,500만원을 호가한다. 분당도 0.11%의 주간 하락률을 보였다.
재개발ㆍ재건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강조한 대통령의 발언으로 가격 상승이 예견됐던 재건축 시장도 무덤덤하기는 마찬가지.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없어서인지 반등은커녕 약세를 면치 못했다.
지역별 재건축 시세는 서울이 한주간 0.10% 하락했고, 경기권이 0.03% 떨어졌다.
실제로 강남구 개포동 개포시영 56㎡(17평)형은 한 주간 3,500만원 하락한 8억5,000만~9억원, 서초동 무지개 109㎡(33평)형은 일주일새 4,500만원이 떨어져 8억3,000만~9억원을 호가한다.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삼성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성에 영향을 미치는 용적률 상향조정과 소형평형ㆍ임대주택 의무비율 제도가 완화되지 않은 데다, 대출규제 완화 등 수요를 자극하는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시장 침체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내년부터 양도세 완화 혜택을 보는 물량이 쏟아지면 초과 공급으로 인한 가격 하락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피드뱅크 김은경 팀장은 "고금리와 대출규제 지속 등으로 주택 매입 자체가 어려워 구매 수요가 늘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양도세 완화에 따른 매물이 한꺼번에 풀릴 경우 양도세 혜택을 보는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집값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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