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가 아소 다로(麻生太郞) 간사장과 이에 대립하는 반 아소 후보군 대결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아소 간사장이 유력하지만 22일 선거에서 과반수 득표자 없이 2차 투표로 갈 경우 몰아주기 표가 나와 반 아소 후보 당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아소 간사장을 포함해 5일까지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는 모두 7명. 고이즈미(小泉) 전 총리의 개혁을 지지하는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전 방위성 장관과 이시하라 노부테루(石原伸晃) 전 정조회장에 이어 요사노 가오루(與謝野馨) 경제재정성 장관이 출사표를 냈다. 이어 다나하시 야스후미(棚橋泰文) 전 과학기술담당장관, 야마모토 이치타(山本一太) 외무성 부장관,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방위성 장관이 후보군에 합류했다.
아소 간사장과 요사노 장관이 자민당 구세대라면 고이케 전 장관과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東京)도지사 장남인 이시하라 전 정조회장 등 나머지 후보는 모두 40, 50대로 젊은 세대를 대표한다.
현재로는 아소 간사장이 당선돼 총리에 임명될 가능성이 제일 높다. 하지만 과반수 득표를 하지 못하고 1, 2위 후보가 2차 투표로 가는 상황이 벌어질 경우 반 아소 후보가 총재가 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다른 후보들이 반 아소로 연대해 표를 몰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반 아소 후보군에서 가장 주목 받는 인물은 여성인 고이케 전 장관이다. 1970년대 중반 이집트 카이로대학에서 사회학을 공부한 뒤 일본으로 돌아와 아랍어 통역사로 일하다 방송계로 진출한 그는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최고지도자를 단독 인터뷰해 화제가 됐으며 10여년 간 방송 캐스터로 활약하다 92년 정계에 들어섰다.
고이즈미 개혁의 선두에 서기를 자처했으며 당시 환경장관을, 이어 아베(安倍) 정권에서 첫 여성 방위성 장관을 지낸 그는 화술과 정치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야당인 민주당에 밀리는 자민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릴 적임자의 한 사람인 것만은 분명하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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